국내 프린터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가 잉크젯 부문에서 HP와 제휴함에 따라 기존 제휴선인 렉스마크는 국내에서 제2의 파트너 물색이 불가피하게 됐고, 엡손도 올해말로 삼보컴퓨터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제2의 파트너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 LG전자도 프린터 사업 진출을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등 국내 프린터 업계의 판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렉스마크와 엡손의 파트너는=삼성전자가 HP와 손을 잡음으로써 렉스마크는 이제 국내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야 할 처지가 됐다.
렉스마크는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파트너로서 PC 관련 업체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업체가 삼보컴퓨터.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금까지 엡손의 채널 파트너였지만 이 관계가 올해말로 만료되기 때문에 렉스마크의 주된 공략대상일 가능성이 높다. 엡손 역시 삼보컴퓨터와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LG전자 프린터 사업 진출하나=LG전자는 최근 프린터 엔진 개발 업체인 P사 및 K사와 잇따라 접촉, 엔진 OEM공급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최근 프린터 시장이 좋지 않아 일단 제조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작업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렉스마크와 삼성의 결별, 엡손과 삼보컴퓨터의 계약만료 등 주변 여건으로 볼때 조만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는 90년대 후반 프린터 사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본사 차원에서 일고 있는 PC사업 강화 바람을 업고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캐논의 반격과 제록스의 움직임=롯데캐논은 레이저 프린터와 관련해 청호컴넷을 통해 일본 교세라로부터 엔진을 공급받아 국내서 조립, 시장에 공급해 왔으나 최근 들어 캐논 본사로부터 엔진을 공급받아 레이저 프린터를 직접 제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캐논이 이처럼 레이저 프린터의 직접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데는 국내 레이저 프린터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짐에 따라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레이저 프린터과 관련해서는 제록스와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관심꺼리로 떠오르고 있다. 롭 스튜어트 제록스 본사 프린터 사업부문 부사장은 13일 삼성전자를 방문, 프린터 사업에 대해 논의한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일상적인 방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레이저 프린터 사업과 관련, 제록스와 모종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특히 관련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컬러 레이저 부문에서는 시작단계여서 이 부문에서 경쟁력이 우수한 제록스와 어떤 형태로든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삼성전자ㆍLG전자ㆍ롯데캐논 등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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