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 1위 공급업체인 인텔이 삼성전자·AMD·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경쟁사의 시장확대에 대응해 대대적인 가격인하 공세에 나서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인텔은 특히 대량 물량을 발주하는 고객에는 별도의 리베이트를 제공, 실제 공급가를 인하하면서도 매출 볼륨은 줄어들지 않는 양면전략을 펼치고 있어 경쟁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텔의 이같은 영업전략은 시장 2위인 삼성전자가 인텔의 최대 고객사인 노키아를 고객으로 확보,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을 염두해 둔 것으로 삼성전자의 향후 전략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대폰용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최대 공급업체인 인텔은 최근 주력 고객인 노키아를 삼성전자와 ST마이크로에 뺏기면서 남은 물량을 소화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텔의 이같은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4분기 고정거래가 협상을 진행중인 AMD·후지쯔·샤프 등 인텔의 경쟁사들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미 협상을 마친 일부 업체들은 10∼15%를 인하해주기도 했다.
노어형 플래시메모리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한 외국 반도체업체 사장은 “인텔이 최근 노키아와의 협력 중단으로 매출 축소를 막기 위해 기존 고객사들에게 공급가 인하를 제시, 경쟁사의 마켓셰어를 뺏아가려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휴대폰업체들로부터 덩달아 공급가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정거래가 협상을 마친 또 한 경쟁사 관계자는 “인텔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가격을 인하해줄 수 밖에 없었다”면서 “그렇지않아도 과당경쟁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수요가 폭증하지 않는 이상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그동안 세계 최대의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에 연간 6000만개 이상의 노어형 플래시메모리를 공급해왔으나 올초 가격인상을 시도하면서 노키아가 공급선을 삼성전자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로 전환한 바 있다. 인텔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그동안 중소 휴대폰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왔으며 기존 고객의 주문량 확보가 용이하다는 판단아래 리펀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텔 관계자는 “OEM업체들과 진행중인 가격협상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 “1Gb 제품군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의 멀티칩패키지(MCP) 등 다양한 솔루션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낸드형 메모리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노어형 제품도 MCP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대량 발주땐 별도 리베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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