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3년부터 30년동안 화학과 섬유 시장에서 맞수 경쟁을 치러온 코오롱과 SKC가 LCD·PDP 등 디스플레이용 필름 사업과 유기 EL분야에서 다시 격돌,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회사간에 신규사업을 놓고 벌인 마지막 전쟁은 90년대 후반 폴리에스테르(PET) 필름 사업과 비디오테이프(자기 기록제)사업에서 였다.
이 승부에서는 SKC가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SKC는 PET와 자기기록제에서 각각 37%와 22.3%의 점유율을 차지, 17%와 13.7.2%에 그친 코오롱을 압도했다.
77년 SKC의 폴리에스테르 필름 사업 진출로 형성된 첨예한 두 회사간 자존심 싸움은 21세기 핵심사업인 정보통신소재를 놓고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SKC 최동일 사장(기계공학과)과 코오롱 조정호 사장(섬유공학과)은 서울대 동문이어서 양자간 경쟁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두 사람은 향후 회사의 운명을 디스플레이 소재와 유기EL에 걸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기 위해 직원을 독려하고 있다.
코오롱은 이번만큼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LCD 및 인쇄회로기판(PCB)에 쓰이는 감광성필름(DFR)을 국내 최초로 개발, 일본산을 대체하고 국내 시장의 약 40%이상을 점유,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또 PDP용 감광필름을 개발, PDP소재 시장에도 뛰어들었고 LCD TV용 광확산판도 국산화에 성공 2005년 이 분야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등 SKC 보다 한발 앞서 전자재료 전문기업으로 사업구도를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SKC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중국 쑤저우에 대규모 IT가공필름 공장을 완공, 광확산필름 등 LCD소재·감광성필름·반도체용필름을 내년부터 생산, 다시 한번 코오롱과의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SKC는 현재 전체 매출의 37%인 정보통신 및 IT소재 매출을 내년에는 44%(약 2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공격적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막이 오른 두회사간 경쟁은 2005년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 EL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두회사는 모두 경영자원을 유기EL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2단계로 나눠 총 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고 SKC는 1단계로 2005년까지 약 600억원을 투자해 2005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현재 전문 벤처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EL 분야에선 삼성SDI와 LG전자 등 디스플레이 선두 업체들도 차세대 산업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비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인 SKC와 코오롱은 유기EL 시장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동시에 삼성과 LG라는 넘기 쉽지않은 벽을 넘어야만 하는 공동운명체이기도 하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코오롱 기선 제압에 SKC 공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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