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이라크전쟁 등의 돌발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13%대의 고성장을 기록한 리튬계 2차전지산업이 내년에는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추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이 16일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차전지 생산업체들의 생산능력은 2002년에 비해 24% 늘어난 15억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초과 물량이 6억셀 이상으로 크게 확대되고 내년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급초과 물량은 4억셀에 달했다.
기업간 투자의 양극화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산요가 지난해 3400만셀에서 올해말까지 800만셀을 추가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며, 2위 기업인 소니도 전년대비 20% 가량 증가한 2450만셀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 그리고 중국의 BYD는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1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산요와 소니의 증설에는 미치지 못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올해말까지 이뤄진 전지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충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모바일 기기 업체들의 원가절감 노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연 15% 가량의 가격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점쳐져 리튬계 2차전지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의 김경연 연구원은 “최근 들어 선두업체인 소니와 중국의 BYD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디지털 카메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리튬계 2차전지 시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카메라폰의 급성장에 따라 고용량 전지의 요구가 증대되고 있어 고용량 2차전지를 개발 기술이 뛰어난 국내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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