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용 RFID 상용화 `눈앞`

 타이어 물류와 차량안전관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타이어용 무선태그(RFID)의 상용화가 국내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오토넷과 금호, 한국타이어는 최근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연간 15억개씩 생산되는 타이어의 생산과 유통단계를 낱개 단위로 추적할 수 있는 RFID를 타이어마다 장착하도록 적극 요구함에 따라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통 타이어 옆면을 보면 ‘대전공장 10월 셋째주 생산물량’식의 제품정보를 담은 일련번호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하지만 타이어 고무에 손가락 크기의 무선태그(RFID)를 삽입하고 전용 리더기<사진>만 갖다대면 ‘대전공장 10월 10일 제 2라인 8만5882호’란 제품정보까지 정확히 나타난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선 불량타이어 문제로 리콜을 할 때 RFID를 내장한 타이어는 제품 경로의 추적이 용이하고 차량 안전관리에도 유리해 포드, GM,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전세계 타이어 제조사에 앞다퉈 타이어 RFID의 조기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001년 포드사가 파이어스톤에서 납품받은 불량 타이어 파열사고로 119명이 사망하고 1000만개 이상의 불량 타이어를 자진회수하는 곤역을 치른 뒤 세계 자동차업계에 타이어의 생산, 유통을 국제적으로 감시할 기술 채택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미쉐린사는 내년초 세계 최초로 타이어 RFID 시제품을 출시하고 2005년부터 RFID 내장형 타이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타이어업계도 RFID 장착문제가 시급한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관련 연구팀을 보강하고 제품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전장부문 기술력을 갖춘 현대오토넷과 제휴해 2005년까지 타이어용 RFID 가격을 개당 1달러 이하로 낮춰 대미 수출용 타이어에 장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제품의 내구성 테스트에 들어갔다. 한국타이어도 향후 타이어 수출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RFID기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미쉐린측과 기술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토넷 파워트레인팀의 천동필 부장은 “타이어용 RFID는 타이어 성형과정의 높은 압력과 영하 40도∼영상 180도의 가혹한 운행조건에서 최소 10년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일반 RFID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며 “타이어용 RFID가 국산화되면 국내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여타 물류,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