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7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분기 매출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삼성 내부에서는 ‘경이적’인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지금까지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10조7200억원을 기록,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11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역시 반도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플래시 메모리의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힘입어 지난 2분기 대비 40% 성장한 2조5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매출가운데 플래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분기의 25%에서 3분기에는 32%로 높아졌다. 또 LCD매출도 크게 늘었다. 노트북용 패널의 경우 지난 2분기에 200만개를 판매했으나 3분기 들어서는 260만개를 판매했고, TV에 쓰이는 20인치 이상의 패널은 매출비중이 2분기 48%에서 3분기 67%로 대형 패널의 비중이 높아졌다. 14.1인치 노트북용 패널의 단가도 6월 178달러에서 9월 들어 185달러로 상승, 수익성이 호전됐다.
이밖에 계절적 요인과 공급제한에 따른 DDR 램의 가격 상승도 반도체 부문 수익상승의 원천이 됐다. 256M DDR의 경우 2분기에는 6달러를 밑돌던 것이 3분기에는 6달러선을 넘어서면서 반도체부문 전체 영업이익도 1조35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무려 28.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와함께 정보통신부문도 컬러폰, 카메라폰, 캠코더폰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 호조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치인 1500만대를 판매해 수량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25%, 영업이익은 35.6%가 성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 및 디지털 미디어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활가전은 지속적인 해외생산 확대에다 내수 시장에서의 불황, 지나친 마케팅 경쟁 등으로 인해 매출은 지난 2분기에 비해 20.8%가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 5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 1분기 8000억원에서 2분기 9700억원을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듯 했으나 3분기 들어서 7700억원으로 급락하며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