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코드 해독을 통해 유료 위성방송을 무단으로 시청할 수 있는 이른바 ‘해킹박스’가 중동지역 셋톱박스 시장을 강타하면서 현지 정부가 해킹박스와의 전쟁에 나섰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은 이에 대응,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CAS-5 등 하이엔드 버전을 셋톱박스에 채택하는 등 수신제한시스템(CAS) 제품 개발을 통해 방송사업자 공급물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이후 중동 및 유럽을 중심으로 해킹박스 유통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경제부가 해킹박스를 판매중인 현지상점 4곳에 영업정지처분을 내린 데 이어 이집트 정부도 해킹박스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 실시된 일제 단속에서 적발된 국내 셋톱박스 업체는 아직 파악되고 있지 않으나, 몇몇 한국 업체들 또한 해킹박스 판매를 통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분기이후 국내 주요 셋톱박스 업체들의 매출이 부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 신흥업체들의 매출은 오히려 급상승하고 있다”며 국내업체의 해킹박스 생산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중동지역 정부가 이처럼 해킹박스와의 전쟁에 나선 것은 방송수신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유럽 및 중동 방송사업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향후 보안성을 높인 셋톱박스 개발과 업체들의 CAS 기술 확보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한단정보통신(대표 백운돈 http://www.handan.co.kr)은 폐쇄형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방송국 납품용으로 개발한 디지털위성방송 셋톱박스의 CAS시스템을 기존 ‘꼬낙스Ⅲ’에서 업그레이드된 ‘꼬낙스Ⅴ’버전으로 대체했다.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 http://www.kaonmedia.com)도 오디오 및 비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한 CAS-3에 셋톱박스마다 고유의 키를 부여하는 베리파이어 기능을 추가한 CAS-5를 새롭게 개발하는 위성 및 케이블 셋톱박스에 적용,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다.
가온미디어 김동오 연구소장은 “최근 해킹 피해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오픈마켓 방송서비스에서 사용돼 왔던 CAS-3 기술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NDS, 바이악세스 CAS기술도 채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NDS, 나그라비전, 꼬낙스, 이데데토 등 총 6개의 CAS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이엠테크닉스(대표 신욱순 http://www.emtechnics.com)역시 올해안으로 바이악세스 CAS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실무작업을 추진 중이다.
미국 SA에 주문자생산공급방식(OEM)으로 위성용셋톱박스를 공급중인 기륭전자(대표 권혁준)도 바이억세스 CAS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통해 폐쇄형 시장에 대한 특수영업을 강화 중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중동지역 `해킹박스` 유통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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