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내달부터 중국산 전기·전자제품에 적용해오던 일반특혜 관세(GSP)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이번에 EU가 GSP 폐지대상으로 제시한 품목들은 HS코드 분류상의 8470∼8542에 이르는 것들로, TV·VCR·오디오·휴대폰 등 각종 전기전자 제품들이 포함된다. 그동안 EU는 중국산 전자제품에 대해 3.5%의 관세인하 혜택을 주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대 EU수출 경쟁력이 부분적으로 약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건에 대해 몇달 전부터 통상팀에서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으나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지만 GSP폐지에 따른 영향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TV·모니터·프린터 등 디지털미디어부문은 이미 슬로바키아 지역에 큰 생산기지를 구축해 유럽에 대부분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피해가 거의 없다”면서도 “그러나 백색가전의 경우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생산기지가 밀집해 있어 일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태국에 각각 12개·3개 생산법인을 둔 LG전자 역시 “중국 생산기지는 주로 중국 내수시장을 위한 것”이라며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중국에서 주로 에어컨을 제조해 EU쪽에 수출하고 있으나 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자업계는 그동안 중국을 저비용에 바탕을 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활용해왔으나 앞으로는 중국 자체의 내수시장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한편, 유럽 시장은 현지화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품목들은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할수 있게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은 내부적으로는 생산체제 조정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중국·태국 등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말레이시아·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생산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동유럽지역에 대규모 백색 가전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측은 “중국 생산기지는 수출보다는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면서 “각 지역별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증치세 환급률을 인하키로 한데 이어 EU의 이번 조치에 대응해 중국 생산법인들의 채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당장 큰 피해 없지만 수출전략 손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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