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업계 비상경영 돌입

출혈경쟁 벗고 영업ㆍ조직 내실화 주력

 기업 정보화의 대표적인 국산 솔루션으로 그동안 성장을 거듭해왔던 전사자원관리(ERP) 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출혈경쟁과 정부지원사업의 부실화, 방만한 경영 등 안으로 곪아있던 ERP업계의 문제가 최근 대표적인 정부지원사업 수행업체인 KAT시스템의 법정관리 여파로 한꺼번에 분출된데다 국산 ERP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국산 ERP업체들이 위기상황을 돌파할 대대적인 조직 및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국산 ERP업체들은 지난 2001년 이후 3만2000여개 중소기업들을 정보화 대열로 끌어낸 산업자원부의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에 힘입어 고속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KAT의 법정관리신청 이후 연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무리한 박리다매 전략을 포기하고 영업 및 컨설팅 조직을 내실화하는데 주력키로 하고 ERP 프로그램 서식(템플릿)을 특화해 해당업종의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파격적인 영업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협력업체에 대한 수익배분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산자부 중기 IT화 사업의 평균 지원금 2000만원을 포함해 4000만원 안팎으로 내려온 소기업들의 정보화 투자비용에 대한 기대치(수요)를 맞추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임대(ASP)의 형태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 ERP협의회(회장 김현봉)는 한국ASP산업컨소시엄 회장사로서 최근 ERP협의회 회원사로 가입한 코인텍을 중심으로 ERP ASP 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현봉 ERP협의회장은 “제2의 KAT시스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ERP협의회 차원에서 국산 ERP 구축 서비스의 내실화를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장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으나 외국계 기업이 독식할 것으로 우려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 ERP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건의해 국산 ERP업체들의 불황탈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