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하나로통신의 전략적 제휴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양사는 지난 21일 임시주총이 끝나고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료됨에 따라 그동안의 갈등 관계를 정리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양사의 제휴는 향후 통신시장 구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어 양사는 물론 KT, SK텔레콤 등 양강과 정책 당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 하나로 제휴 필요성 절감=LG와 하나로의 관계는 지난주말을 고비로 원상 회복쪽으로 돌아섰다. 사업구조조정, 두루넷 인수 등 할 일이 산적한 상태에서 더 이상 ‘감정’에 사로잡혀선 공존할 수 없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양측 고위 관계자들도 조심스레 관계 정상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은 “2대 주주인 LG그룹과 다른 통신사업자와도 협력관계를 구성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이번주중 LG측을 방문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LG 고위관계자도 “하나로통신과 LG그룹은 가족 관계라고 여러번 얘기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나로통신은 향후 사업 구도로 봐선 LG측과의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보고 그간 얽힌 갈등을 조속히 풀어내는 한편 향후 전략적 제휴 등에 대해 제안할 예정이다.
윤사장은 “LG측과 공존할 수 밖에 없으며 하나로통신의 대주주가된 뉴브리지-AIG 컨소시엄과 협의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고 LG 고위관계자는 “양측이 제휴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전략적 제휴 등이 급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콤-하나로 제휴 논의 급진전될 듯=LG와 하나로통신은 이르면 이달중, 늦어도 다음달에는 통신3강을 위한 밑그림을 같이 그려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일단 초점은 데이콤과 하나로의 제휴 방향에 맞춰져 있다. 두 회사간 사업구조 재편은 물론 주식 맞교환(스왑) 논의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로통신과 LG측은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이 데이콤과 하나로통신간 사업조정에 대해 공통적인 의견을 나눈 바 있다”며 “하나로통신이 초고속인터넷 등 소매 사업 위주로, 데이콤은 전용회선과 IDC 등을 전담하는 형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측은 양측간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주식 맞교환(스와핑)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LG측 관계자는 “데이콤과 주식맞교환은 당초 하나로가 먼저 제의했던 것으로 하나로통신측이 수정 제안해올 경우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적인 변수도 양측의 제휴를 부추길 전망이다.정통부는 통신 구도가 2강2약으로 정리된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그렇다고 비대칭 규제를 펴자니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 시비로 번질 수 있다. 다만 LG와 하나로가 제휴한다면 정통부의 운신의 폭도 넓어진다. 제휴를 전제로 비대칭 규제 정책을 꺼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여전히 갈등 요소가 남아 있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전략적 제휴 이후 주도권과 두루넷 입찰 등을 놓고 양측이 쉽게 의견을 조율할 지는 미지수며 또 하나로통신 의사결정 절차상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어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휴 필요성에 대해 양측 모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최고경영자간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적어도 제휴 논의만큼은 곧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