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상파TV와 케이블TV의 상이한 데이터방송 표준을 차세대 공통 표준인 ACAP로 통합, 내년 3월께 국내 정식 표준으로 확정한다.
최근 국내 데이터방송 표준 제정과 관련해 미국식 및 유럽식 지상파 DTV 진영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는 30일 이같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ACAP 표준은 지상파(DASE)와 케이블TV(OCAP) 데이터방송 표준을 통합, 매체간 콘텐츠 호환성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미국 ATSC 주축으로 국내 전자통신연구원(ETRI)·KBS·삼성전자·LG전자 등이 참여해 내년 3월 데이터방송의 국제표준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ACAP가 국제표준으로 확정되면 데이터 방송의 잠정표준을 지정했던 기술기준(방송표준방식 및 방송업무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 제 13조)을 개정해 ACAP를 국내 정식표준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는 최근 일각에서 ACAP가 사실상 유럽방식(DVB-MHP)이고, ACAP의 등장으로 DASE는 자동폐기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ACAP는 북미에서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콘텐츠 호환성을 고려하여 북미방식인 DASE 와 JAVA 기술을 기반으로 OCAP 기술을 추가하여 발전시킨 데이터방송표준”이라며 “ACAP가 제정되더라도 기존 DASE 표준은 구현상에 기술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즉, ACAP는 콘텐츠간 호환기술이기 때문에 지상파 전송방식 등 중대한 표준을 결정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재홍 정통부 방송위성과장은 “기존 지상파 데이터방송 수신기가 시험용으로 300여대 밖에 보급되지 않은 만큼 공통 표준 지정이 소비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통합 표준은 기술적인 구성 요소만 보더라도 DASE의 진화된 형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그림 참조>
이에 앞서 정통부는 국내 데이터방송 표준을 콘텐츠 호환성을 위해 개방된 국제표준을 채택한다는 원칙하에 학계·방송사·산업체·연구소 등이 중심이 돼 지난 2001년 3월 지상파는 ATSC-DASE, 위성방송은 DVB-MHP를 잠정표준으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상파 디지털 방식의 유럽식 도입을 주장해온 언론노조는 정통부의 이번 통합 표준 도입이 데이터방송에 대한 정책 실패라며 지난 24일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언론노조측은 “정통부가 지난 2000년말 채택한 미 ATSC의 DASE는 결국 폐기되게 됐다”며 “이에 대한 책임 추궁 차원에서 국민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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