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외국인 보유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주요 정보기술(IT)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58.26%에 달했고 SK텔레콤과 KT도 외국인 보유한도의 80% 이상을 이미 외국인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32조330억원을 기록, 전체 시가총액 329조9965억원의 40.01%에 달했다. 지난 92년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거래가 허용된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4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시장 전체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94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고 99년말 21.91%를 기록했다. 2000년말에는 외국인이 상장주식의 30.08%를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특히 이달 들어서만 3조388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는 데 이는 지난 2000년 3월 3조7723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월기준 순매수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규모다.
상장된 주요 IT기업들의 외국인 비중도 꾸준히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0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58.26%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밖에 ‘통신사업’이라는 특수성상 외국인 지분한도가 49%로 제한된 SK텔레콤과 KT의 지분율은 각각 44.98%, 41.31%로 매우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갖고 있다. 그밖에 LG전자(31.90%), 삼성SDI(33.09%), LG화학(28.54%), 삼성전기(29.45%) 등도 30% 안팎의 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크게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영향이 상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장점으로는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주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글로벌 증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을 육성, 지향해야 한다면 외국인 지분이라고 해서 불필요한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아직까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외국인의 투명 경영 요구나 고배당 정책 요구 등이 국내 기업의 체질 강화와 주주가치 경영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환경과 무관하게 해외 변수에 의해 개별 기업의 주가는 물론, 국내 시장 전체가 영향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아시아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다만 이런 자금이 꼭 중장기 성격의 자금으로 볼 수는 없으며 해외 변수 등에 의해 갑작스럽게 국내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설비투자 등 직접투자자금(FDI)은 변화가 없는 가운데 주식투자 비중만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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