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강신호 회장호의 출항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힘겹게 수장(회장대행) 옹립에 성공한 듯했던 전경련은 당분간 회장공석 상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밤 회장대행으로 추대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31일 아침 동아제약 명의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회장직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강 회장은 이날 공식 발표문을 통해 “전경련 관례에 따라 연장자인 본인이 회장으로 추대됐으나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회장직을 수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고사 이유를 밝혔다.
강 회장은 31일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았으며 행방을 알리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로, 여러가지 주변상황과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끝까지 고사할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오전 9시 기자간담회를 연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강신호 회장대행의 고사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정식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강회장 대행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부회장은 이날 전경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장단과 원로고문단에 의논을 드리겠지만 정관상 회장공석 때에는 회장단 중 최연장자가 자동적으로 회장대행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강 회장께서 강력히 고사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대신 “전경련부회장단 3∼4명으로 회장추대위원회를 구성, 내년 2월 총회를 기다리지 않고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정식 회장을 선출토록 노력할 것이며 강 회장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건강에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 부회장은 30일 저녁 발표한 ‘10월 회장단회의’ 내용 중 재계의 정치자금 제공 거부와 관련, “회장들이 제도개선이 없으면 일체의 정치자금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결의했으며 여기에는 기업들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내는 기탁금도 포함된다”고 밝혀 ‘제도개선 없이는 정치자금 기탁도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