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는 내년도 내수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회복되더라도 2∼3분기 이후일 것으로 내다보고, 안정과 ‘효율’에 무게를 둔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세계 경기 회복속도가 조금 더딜 것으로 예상하며, 내수시장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내년에는 환율변동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에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또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상 된다 해도 10%까지는 견디는데 무리가 없으며, 달러 환율도 달러당 1000원선까지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이처럼 채비를 단단히 하려는 것은 LG전자가 지난 3분기까지 14조7600억원의 매출에 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8.1%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이 2분기 5.4%, 3분기 3.8%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에 프리미엄 제품확대 및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플라이언스 사업의 경우 홈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통해 내년까지 글로벌 톱3에 진입하고, 글로벌 이통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함으로써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취약했던 이동통신 단말기 경쟁력을 강화, 세계 휴대폰시장 4위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현봉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사장은 국내 가전 경기 회복시기를 내년 2분기로 진단했다. 이사장은 “현재의 불경기가 내년 2분기부터나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불경기에 대비해 효율중심의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이 상승할 시점에 영업역량을 배가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 태세를 갖춰나갈 것”이라로 말했다.
이 사장이 효율중심의 경영을 표방한 것은 내수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올들어 경쟁사와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까지 생활가전 부문 실적은 매출 2조5400억원에 영업이익 마이너스 3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당부문이 내수, 특히 계절상품인 에어컨 판매부진에서 비롯됐다.
신박제 필립스전자 사장은 내년 3분기에나 내수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사장은 “지속적인 소비 위축으로 올 4분기에도 내수시장에서 소폭 감소가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은 “가전 내수 부진이 올 4분기까지 계속되겠지만 내년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사장은 “내년에는 올해의 정체 현상을 벗어나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제품별로는 프리미엄 제품과 디지털 가전제품이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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