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LCD 디스플레이 패널 등 원재료(raw material)를 생산하지 않으나 소니에는 세계 최고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은 지난 2003년 소니드림월드에서 평판디스플레이패널(FDP)을 생산하지 않는 점이 향후 소니의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이같은 말로 불식시켰다. 소니는 이를 반영하듯 전세계 TV시장에서 자사의 고유브랜드 ‘트리니트론(Trinitron)’, ‘베가(WEGA)’에 이어 고화질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베가엔진(WEGA Engine)’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화질개선’이 전세계 디지털 TV 시장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가전사별로 제품 브랜드뿐 아니라 생산기술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잇따라 채택하면서 ‘기술브랜드’ 마케팅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일본 소니가 TV브랜드 베가(WEGA)에 이어 기술브랜드인 ‘베가엔진(WEGA Engine)’ 마케팅에 나서자 국내 삼성전자, LG전자도 각각 프리미엄급 TV브랜드인 ‘파브’, ‘엑스캔버스’에 이어 DNIe, XDR 등 영상처리기술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급 디지털가전 시장공략을 위해 국내 가전사들이 품목별로 멀티브랜드 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이처럼 TV완제품에다 생산 기술을 서브(Sub)브랜드로 개발한 것은 TV분야가 최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자연영상을 TV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자연 이미지(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ne)’기술의 부각을 통해 소니 따라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DNIe 기술이 동영상, 색상, 명암비 및 미세이미지 증폭 등 4가지 핵심 프로세스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뿐 아니라 HD신호까지 자동적으로 파악, 최상의 화질을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은 ‘자연은 DNA를 만들었고, 삼성은 DNIe를 만들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홍보를 통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는 2005년까지 PDP·LCD 등 평판디지털TV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도 지난 88년부터 개발해 온 디지털신호처리기술인 ‘XDRpro(Excellent Digital Reality)’ 기술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론칭, 기술력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LG전자가 생산하는 디지털TV 핵심 칩세트에 적용되고 있는 XDRpro기술은 영화 화면을 안방에서 실제 영화 화면과 같이 구현해주는 리얼시네마(RealCinema)기술, 기존 SD급 영상을 HD급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픽셀웍스(PixelWorks) 같은 기술이 집약돼 있다.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는 지난 6월부터 선명한 고화질의 HD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베가엔진을 탑재한 제품으로 TV라인업을 구성한 데 이어 베가엔진을 세일즈포인트로 활용 중이다. 소니의 베가엔진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신호입력 단계에서부터 영상처리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 회로로 통합·처리해 주는 기술로, 기존의 아날로그 변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신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상 신호의 저하현상(신호의 열화)을 방지해 준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삼성`DNIe` LG `XDRpro`기술 브랜드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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