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로가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였던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의 관계가 점점 복잡미묘하게 얽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정도로 양사간의 불신과 반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서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소하겠다고 되풀이하면서도 결과는 항상 이런 식으로 끝간데 모를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양측은 아직도 ‘미르의전설’에 대한 소유권 문제와 ‘지분문제’,‘계약서 문구에 대한 해석 차이’ 등의 문제만을 놓고 감정섞인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서로가 속내를 숨긴채 변죽만 울리는 내용만을 가지고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양사는 샨다의 로열티 미지급을 발단으로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또 샨다와의 분쟁이 지속되는 중간 중간에 ‘미르의전설’ 시리즈에 대한 소유권 문제와 지분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화합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샨다가 쥐고 있는 ‘‘미르의전설2’사용자 DB를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다. 위메이드가 올초 중국 광통사와 ‘미르의전설3’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활한 시장진입을 위해 이를 넘겨주기로 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정보는 없다. 위메이드측에서는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또다른 권리자인 액토즈측에서는 "아직 계약서를 받아보지 못해 알수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을 살펴보면 이 내용이 광통과의 계약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중국내 ‘미르의전설’ 시리즈 서비스와 관련해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아주 첨예한 문제다. 광통에 이 정보를 넘겨준다는 것은 ‘미르2’ 서비스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가 이 부분에 대해 쉽게 언급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같은 풍랑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더구나 이 문제는 어느 한쪽이 물러설 경우 계약 위반으로 몰려 상대방에게 엄청난 규모의 손해 배상을 해줘야 할지도 모르는 터라 서로가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얼마전 액토즈소프트가 샨다와 ‘미르의전설2’에 대한 서비스 연장 계약을 체결하고 그동안 밀린 로열티를 모두 받아냈을 때도 이를 반겨야할 위메이드가 오히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강하게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국내 업체들끼리 끊없는 평행선만을 그리며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위메이드나 액토즈는 물론이고 중국의 샨다와 광통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 경우 다른 쪽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이제는 더이상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힘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속내를 터놓고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회 구성도 꺼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