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의 조그만 슈퍼마켓이든 차를 운전해서 가야 하는 큰 할인점이든 신상품이나 재고가 없는 상품을 들여놓기 전엔 반드시 재고조사를 한다. 현재 부족한 상품은 무엇인가. 현재 없지만 꼭 구비해야 할 새로운 상품은 무엇인가. 잘 나가는 상품은 얼마나 더 여유 있게 들여놓아야 하는가. 거의 팔리지 않아서 반품해야 하는 제품은 있는가. 이런 철저한 재고조사 혹은 재고파악 후에 물건을 들여놓아야 유통이 원활하다.
사람 역시 열심히 앞만 보고 일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재고조사가 필요하다. 내 능력에 대한 재고조사다. 그래야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차고 넘치는지 알게 된다. 부족한 것은 채워 넣고 긍정적인 것이 넘치면 나누고 부정적인 것이 넘치면 퍼서 버려야 한다. 이것이 내 능력의 재고파악이다.
재고파악은 나름대로의 기준을 적용해 조금씩 다르게 잡을 수는 있지만 일단 몇 개의 항목으로 체크해볼 수 있다. 지금 내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가, 외국어 활용 능력이 있는가, 나의 화술은 매력적인가, 논리적인 사고에 강한가, 리더십이 있는가, 판단력과 결단력, 설득력이 있는가,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가 등등이다.
물론 여기에 자신의 환경이나 업무의 특성상 더 추가하거나 여기서 다소 뺄 수 있는 항목이 있겠지만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의 재고를 조사함으로써 조금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자기계발’이다.
우수한 인재는 자신을 고인 물처럼 놓아두지 않는다. “나 그냥 이렇게 살래!” 하는 자세로 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을 최초로 했던 시점의 현상 유지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찾아내 채움으로써 잘 팔리는 물건인데도 늘 ‘재고 있음’의 상태로 만들어 놓는 부지런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우수한 인력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우수한 사람으로 재신임, 다시 재신임 받으려면 늘 자신을 리모델링·리뉴얼하는 일을 생활화해야 한다.
<전미옥컨설팅 대표 sabop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