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회계` SW로 `황금알 시장` 잡아라

엔론사태 이후 기업투명성 요건 강화

 “엔론 사태 이후 황금알로 부상한 기업 회계 SW 시장을 잡아라.”

 오라클, SAP, IBM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엔론사태 이후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만들어진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C넷이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AMR리서치에 따르면 미 기업들이 올해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에 부합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은 약 25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IT시장을 주름잡는 이들 대형 기업은 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회계 투명성을 한단계 높여 줄 수 있는 SW와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오라클·SAP·IBM 같은 대형 SW업체들의 움직임이 시선을 끌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분야의 대명사인 오라클은 3일(현지시각) 사베인스-옥슬리 규정에 부합하는 ‘트레저리’라는 재무관리 전문 SW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특히 기업의 재무 운영관리를 투명하게 해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데 오라클은 이를 금융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일부로 판매할 예정이다.

 트레저리는 기업의 지불 프로세스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투명한 재무 운영관리를 위해 미 재무회계의 두 표준인 ‘IAS 39’와 ‘FAS 133’을 지원한다. 또 헤지펀드와 금융 분산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리포팅툴도 가지고 있으며 환율 지원도 가능하다.

 유럽 최대 SW 업체인 독일 SAP도 까다로운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의 회계 규정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마이 SAP 파이낸셜)을 3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특히 내부 회계 감시를 높여 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SAP의 다른 제품인 인력관리 SW·고객관계관리 SW 등과 공동으로 제공된다. 특히 ‘내부자 고발’이란 의미의 ‘휘슬 블로잉’ 역할도 할 수 있도록 기업 포털망에 익명으로 불만사항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갖추었다. 컴퓨터업계의 종합 백화점인 IBM도 지난주 사베인스-옥슬리 법안은 물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새로 규정한 회계조항에 부합하는 새로운 전자메일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IBM은 또 미 ‘애국법’에 의거, 테러리스트의 자금 세탁을 추적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오라클·SAP·IBM뿐 아니라 스토리지 업체인 EMC와 HP, 그리고 보안 SW 업체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 등도 점차 증가하는 새로운 회계 규정을 준수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며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