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전화 가격파괴 회오리

업체 난립…수익 악화 불보듯

 미국에서 인터넷전화(VoIP)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인하 전쟁이 불붙고 있으나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업계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VoIP가 통신 서비스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파격적 할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고 C넷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VoIP 업체들은 2년 전 무제한 시내 및 장거리 전화 상품을 월 45달러에 처음 내놨으며 보니지, 옵티멈보이스 등 주요 업체들은 최근까지 월 35달러의 사용료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할인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월 10달러에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나왔다. 특히 음성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판매하려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들이 가격 할인을 주도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갤럭시 인터넷서비스’는 장거리 전화 무제한 사용에 음성 메일, 통화 대기 등의 기능을 갖춘 VoIP 상품을 월 20달러에 내놨다. 8x8도 미국·캐나다를 대상으로 월 20달러짜리 서비스를 선보였고 보이스플러스는 월 15달러짜리 시내 전화 상품을 출시했다.

 DSLi는 아예 번호만 제공하고 월 10달러만 받는 초저가 상품을 내놨다.

 이 회사는 “많은 업체들이 돈을 잃더라고 고객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이는 마치 DSL 시장 초기 상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다른 중소 ISP들도 이런 저가 정책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소기업용 VoIP 서비스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격 경쟁으로 VoIP 사용료가 VoIP 서비스 원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라비 사카리아 보이스펄스 사장은 “35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계속 갈 순 없다”고 털어놨다. 주피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조 라스틀로도 “30달러 이하의 무제한 서비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차례 더 가격 인하 경쟁을 겪은 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논의 중인 VoIP 업체들에 대한 규제 여부도 VoIP 가격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정부가 바라는대로 VoIP 업체들도 일반 전화회사와 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되면 이들 업체들은 911 응급전화 시스템 유지 지원금 등을 추가 지불해야 하며 세제 부담도 늘게 된다. 또 VoIP를 경계하고 있는 일반 전화사들이 망접속료 인상 여부도 VoIP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