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바이오연구단지 `BMP` 해체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연구단지인 바이오메드파크(BMP)가 해체된다.

 또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MP 내 최대 연구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켐온이 다음달 BMP를 떠나는 것은 물론 디스진, 인큐비아 등 입주기업들이 속속 연구단지를 떠났다.

 이에 따라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설립했던 BMP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BMP의 모회사인 대한바이오링크(대표 고영수)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말까지 경기도 용인 소재 BMP 연구시설을 매각한다고 밝혀 BMP 해체가 공식화되고 있다.

 BMP는 신약 및 신기술 개발을 촉진한다는 목표로 2000년 8월 출범했지만 연구성과와 매출 부진으로 지난해 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 환경이 악화된 BMP는 지난 4월부터 구내 식당을 폐쇄한 데 이어 연구단지 내 냉·난방은 물론 전화시설 등 기초적인 사무실 시설도 지원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BMP측이 연구소 시설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공동 연구는 물론 기초적인 인프라 시설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이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바이오 투자 시장의 위축으로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이 새로운 사무실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 벤처기업 사장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설립해 의욕적으로 운영했던 바이오벤처단지가 문을 닫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BMP의 해체가 입주한 벤처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적으로 문을 닫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MP측은 연구소 시설을 매각하더라도 입주 기업들은 그대로 현재 사무실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원활한 매각협상을 위해 외국계 투자컨설팅사, 외환은행과 협조해 투자 매수자 선정 등 매각조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P는 지난 2000년 신약개발을 위해 전문인력과 연구기반시설을 갖추고 바이오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순수 민간 바이오벤처단지로 설립됐다. 이 단지에서는 분자설계와 합성, 약리평가에서 동물실험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는 입주업체들이 공동연구를 추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