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 인기 `시들시들`

 ‘김빠진 컴덱스’

 한때 세계 최대의 IT전시회로 명성이 높았던 컴덱스가 대형 IT업체들의 외면으로 올해는 더욱 썰렁해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컴덱스 행사에 참석한 삼성전자, 필립스 등이 올해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 소니, IBM, 도시바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참한다. 올해 전체 참가업체 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500여개 업체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국내 중소업체의 참여도 지난해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36개사를 모집해 컴덱스에 참여했던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올해 컴덱스 참가업체수는 30개사로 줄었으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한국관에는 지난해의 절반인 16개사가 참가한다. 부스 크기 역시 그만큼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1년 9.11사태 이후 컴덱스 행사에 기업체는 물론 참관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번 컴덱스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지난해 말 고민끝에 결정했다”며 “그 대신 내년 1월에 열리는 세계 가전쇼(CES)에는 더 큰 부스 규모로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컴덱스가 이같이 쇠락한 것은 전시 주관사인 키3미디어의 파산으로 미디어라이브 인터내셔널로 교체되면서 참가업체 섭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데다가 같은 시기에 바로 옆에서 정보통신전시회인 CD엑스포까지 열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체들이 줄은 만큼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전시팀의 안준일 과장은 “비록 컴덱스의 참가업체수와 참관객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컴퓨터분야에 집중, 전시함으로써 고객과 전시업체와의 상담은 더욱 실속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컴덱스 주최측이 예전과 달리 한국관을 원하는 위치에 배정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2003 가을 컴덱스는 이달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