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불법방지 세미나` 개최

 국내 영상물 관련 불법행위가 대량화, 전문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서울 하이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DVD 불법방지 세미나’에서 박병도 미국 영화협회(MPA) 한국지사장은 “비디오 시장의 침체로 전체 불법 영상물 단속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DVD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불법행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DVD 복제의 경우 작년에 한건도 적발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지난 6월, 54대의 DVD 복제기와 24대의 CD 복제기 등을 갖추고 타이틀을 복제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형 DVD 복제소가 적발된 것을 비롯해 총 7건의 복제소가 관계기관의 단속에 걸렸다고 MPA측은 밝혔다.

 인터넷상에서의 불법행위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격적으로 감시활동을 펼친 올해 4026건이 적발돼 작년의 234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관련, MPA 본사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3228건의 경고 문서를 발송했는데 이는 MPA가 아태지역 15개국에 발송한 전체 경고 문서 7000여건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가장 큰 문제는 재발률이 높다는 것. 박병도 지사장은 “지난 7일 서울 이태원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노점상 단속을 벌여 1501개의 불법복제 DVD를 압수했지만 이틀만인 9일 똑같은 장소에서 버젓이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오닐 MPA 아태 총괄 사무소장도 “불법복제 문제는 소프트웨어나 음악산업에서도 심각하지만 한정된 시간안에 창작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영상물 시장에서는 치명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MPA에 따르면 지난 90년 85%였던 국내 영상물 관련 불법복제율은 97년에 15%까지 떨어졌지만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올라가 현재 25%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추정손실은 지난해 2700만달러로 아태지역 15개국 가운데 10위에 올라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