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제고체회로학회 팀 트레드웰 회장

 “한국에서 실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산업의 창출입니다.”

 내년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 채택된 논문 발표를 위해 방한한 팀 트레드웰 ISSCC 회장은 지난 일요일 서울 시내의 노동 집회 현장을 보면서 D램의 신화를 일군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이제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대량 생산 시대에서 디자인으로 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은 대량 생산 시대에 머물고 있으며 반도체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시스템온칩(SoC)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트레드웰 회장은 대량생산 시스템은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이제 중국으로 대세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가치 체인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디자인 분야의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지 못하면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줘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ISSCC의 주제가 ‘연결된 세상을 위한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며 디지털컨슈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SoC와 플래시메모리, 디지털이미지와 관련된 반도체 시장이 내년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휴대폰에는 10∼20개의 칩이 들어가 작동하고 있지만 5년 후에는 1개의 칩으로 모든 기능이 가능해져 휴대폰 사이즈가 현재보다 훨씬 더 줄어들 것입니다.” 트레드웰 회장은 5년 후면 원칩화된 휴대폰 솔루션이 등장할 것이라 확신하며 이런 일을 가능하게하는 것은 반도체 디자인 경쟁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대학의 선전에 대한 격려도 있지 않았다.

 “한국은 95년 1편의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9년만에 17건의 논문이 채택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반도체 논문 발표국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7편의 논문으로 IBM, 인텔에 이어 많은 논문을 제출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4편으로 미국 스탠퍼드대학, UC버클리와 어깨를 견주고 있습니다.”

 트레드웰 회장은 한국정부가 9개 신 성장동력으로 SoC를 채택한 데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정부정책을 바탕으로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이 이어져 D램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