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에 늦깎이 아빠가 된 가수 김현철. 대중들의 시야에서 잠시 사라졌던 그를 이제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3월 8집 ‘그리고 김현철’을 끝으로 자취를 감춰 궁금증이 커졌던 것이 사실. 하지만 본인은 사업하랴, 작사 작곡하랴, 요리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다.
“8월 에프이엔터테인먼트라는 에듀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해서 한창 ‘키즈팝(Kid`s Po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드는 거죠.”
동요와 클래식은 외면받고 대중가요가 대신하고 있는 현실에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 내년 5월 5일을 전후해서 앨범을 제작하고 관련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사회 저명인사들도 포함시킬 방침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꿈이기도 하다. 오랜 숙원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위해 뭔가 해 줄 수 있다는 뿌듯함 때문일까. 그의 얼굴은 행복 그 자체다. “음악인생 15년째지만, 제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이렇게 멋진 줄 몰랐다”는 말에 아빠로서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그의 아이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언제쯤 방송에 복귀할지 모르겠지만 아빠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단다.
실제로 그는 지난 5일부터 푸드채널을 통해 ‘이유식을 만드는 아빠’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육아전문 프로그램 ‘김현철의 베베쿡’을 진행하고 있는 것.
“원래는 독신자를 위한 요리 프로그램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하지만 유부남이 독신자 프로를 맡는 것도 그렇고 해서, 아빠가 만드는 이유식이라면 생각해보겠다고 제안했죠.”
고품격 이유식 조리법과 육아와 관련한 필수정보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기대 이상. 같은 시간대는 물론, 푸드채널 내에서도 시청률이 상위권에 올랐을 정도다.
그렇다고 그가 본업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앤과 박효신 듀엣곡인 ‘(If You) Wanna Believe’를 녹음중이고 내년쯤엔 9집 앨범도 선보일 예정이다. 27일부터는 3일간 일정으로 빅밴드와 콘서트도 준비중이다.
향후 계획을 묻자, 이내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굳이 다시 응수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