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2004 세계 환상문학 걸작 단편선(전2권)

 ◇2004 세계 환상문학 걸작 단편선(전 2권)

 앨런 대트로·테리 윈들링 엮음

 백영미·이매진 옮김

 황금가지 펴냄

 

 동시대 환상 문학의 현주소를 한눈에 보여주는 ‘세계 환상문학 걸작 단편선(전 2권)’이 번역·출간돼 팬터지 문학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지난 15년간 그 권위를 인정받아온 환상문학 분야 최고의 선집으로 해마다 전해 발표된 최고의 단편들을 선정해 출간돼 왔다. 대상 분야는 전통적인 팬터지에서 신화 소설, 초현실주의 소설, 공포소설, 본격 소설이나 장르 소설, 어린이나 성인 소설, 시, 에세이까지 아우르고 있다.

 세계 환상 문학상을 각각 여섯 차례씩 수상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편집자, 앨런 대트로와 테리 윈들링은 책의 출간을 위해 지난 2002년 한해 각종 단행본과 신문·잡지·계간지·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망라해 발표된 각종 팬터지 단편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에서 독보적임을 인정받은 총 49편의 단편과 시, 에세이를 뽑아 실었다.

 선집의 작가에는 순수문학에 팬터지의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왔던 닐 게이먼·제프리 포드·로빈 매킨리·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세계적인 작가들과 새롭게 주목받는 신진 작가들까지 두루 포함됐다. 이들은 책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에게 꿈과 희망, 공포와 광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선정된 44명의 작가들의 출신지 또한 다양해 팬터지 종주국인 영국을 비롯해 미국·독일·일본·캐나다·노르웨이·오스트레일리아·유고슬라비아 등 여러나라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1권에는 세계 환상 문학상과 네뷸러상 등을 수상한 켈리 링크의 ‘달래기’를 비롯, 영국 환상문학상을 네차례 거머쥔 그레이엄 조이스의 ‘코번트리 소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과학 및 공포 소설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리 다울링의 ‘스티치’, 브람 스토커상과 휴고상의 작가인 닐 게이먼의 ‘구두 상자에서 발견된 일기로부터’ 등이 실렸다.

 커렌 조이 파울러의 ‘내가 보지 못한 것’은 팬터지와 페미니즘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고 칼턴 멜릭 3세의 ‘8월의 포르노’는 포르노 촬영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으며, 제프리 포드의 ‘녹색 말’은 신화와 전설에서 착안되는 등 소재와 기법면에서 팬터지의 외연이 크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권에는 멕시코 출신으로 아메리카북상과 웨스턴 스테이츠북상 등을 수상한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의 ‘멘도사씨의 붓’을 비롯, 미국의 대표적인 환상 소설 작가로 뉴베리상 등을 수상한 로빈 매킨리의 ‘사막의 연못’,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타이’, 오 헨리상 수상작가인 케빈 브록마이어의 ‘초록 아이들’ 등이 수록됐다.

 이 밖에도 18세기 풍자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작품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민 애덤 로버츠의 ‘스위프틀리’, 안데르센의 동화를 기초로 시로 표현한 로버트 필립스의 ‘백설 여왕’,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현대적으로 재서술한 테오도라 고스의 ‘열두 꽃잎 장미’ 등 환상 문학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한편 황금가지 출판사 측은 “이번 걸작 단편선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원서 선집의 출간과 같은 시기에 국내에서도 출간함으로써 한 해를 결산하는 최신 해외 작품들을 소개하고 나아가 국내 팬터지 문학의 흐름을 보여줄 새로운 작가와 작품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