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모델링-마이홈 업그레이드

 ‘재건축 지고, 리모델링 뜬다!’

 10.29조치 이후 악재가 겹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연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강화로 사업 추진속도가 떨어지고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등 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먹구름이 낀 반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시장이 있다.

 #바로 리모델링 시장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 건축물을 건립하는 재건축 사업에 비해 쓸데없는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데다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세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온 재건축 단지의 가격 폭등세를 둔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던 상품.

 그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재건축 시장에 쏠리는 바람에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가 최근 재건축 악재가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최근 이슈가 됐던 재건축 사업에 비해 수익성면에서 다소 뒤떨어지지만 공사기간이 재건축 사업기간의 3분의 1정도로 짧아 실수요자 관점에서 단기간에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여기에다 어느 정도의 수익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또 재건축에 비해 안전진단·시공사 선정 등 사업단계별 규제를 덜 받는 데다 리모델링 허가만 받으면 비교적 수월하게 사업추진이 가능해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달 31일부터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추진시 필요한 주민동의율을 기존 100%에서 80%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법이 개정, 발효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리모델링했더니 집값이 ‘껑충’#

 국내 첫 리모델링 아파트 단지로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마포구 용강 시범아파트는 리모델링 공사후 아파트의 자산가치가 공사전보다 큰 폭으로 올라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가 13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시작한 용강 시범아파트 18평형의 매매시세는 2억원대로 2배 이상 올랐다. 공사전 이 아파트 시세는 6000∼7000만원대를 오르내렸다. 가구당 리모델링 비용으로 5000만원 정도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여만에 자산가치가 78% 가량 상승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11.4%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성물산·포스코건설을 공동 시공사로 선정, 총 936세대 규모의 대단지 전체가 리모델링을 추진키로 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1차의 경우 최근 한달사이 20평형은 4500만원, 35평형은 6500만원 정도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이 밖에도 강남·서초·용산 등 주요 지역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도 리모델링 결정 이후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리모델링 사업이 주택시장 주도#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는 대신 리모델링 추진 여건은 점차 개선돼 오는 2020년에는 리모델링 시장이 10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전망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2005∼2009년 연평균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서울지역 리모델링 시장은 연평균 4300억원 규모로 전체의 41%를 차지할 전망이다.

 2010∼2014년엔 전국적으로 2조5000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하는 데 이어 2019년까지는 연평균 5조3000억원, 2024년까지는 10조1000억원까지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건산연의 윤영선 박사는 “선진국의 경우 리모델링 시장이 이미 주택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며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까지는 재건축 주도하에 리모델링이 틈새시장의 역할을 하겠지만 2010부터 10년간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병행되는 기간이 지나면 2020년부터 리모델링이 아파트 시장을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