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SDI 등 국내 LCD업체들이 올해 휴대폰용 LCD사업을 크게 강화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라인 증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휴대폰용 LCD시장을 둘러싸고 한·일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대면적 LCD에 주력해온 삼성전자가 휴대폰용 소면적 제품을 강화하자 소면적 제품에 매달려온 일본업체들은 생존을 건 반격에 나서고 있다.
△휴대폰 시장까지 넘보는 국내업체=삼성전자는 지난 7월 휴대폰용 TFT LCD 생산량이 200만개를 돌파한데 이어 이달에는 3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휴대폰용 소형 LCD 생산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250% 성장한 2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내년 말에는 월 생산량을 450만개로 늘려 휴대폰용 TFT LCD시장에서는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의 휴대폰용 TFT LCD 생산업체들이 공정이 복잡한 저온폴리(LTPS)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보편적인 아몰퍼스 TFT 방식으로 생산,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STN LCD를 주로 생산해온 삼성SDI는 지난 상반기 월평균 휴대폰용 LCD 판매량은 700만∼800만개 수준이었으나 7, 8월의 경우 900만개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1000만개를 돌파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중국동관에 월 400만개의 휴대폰용 LCD를 패널부터 모듈까지 일관생산할 수 있는 LCD공장을 설립,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까지 휴대폰용 LCD생산물량에서 엡손에 뒤쳐졌으나 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수성에 비상걸린 일본=삼성 연합군의 합동공략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 LCD업계도 칼을 빼 들었다. LCD분야 일본의 자존심인 샤프는 지난 6월 2인치 기준 월 4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미에 1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내년 5월에 월 57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미에 2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텐리 공장을 포함, 내년 말에는 월 1200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휴대폰용 TFT LCD 1위업체인 TM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의 증설에 대비, 내년 4월까지 월 생산캐파를 500만대를 확대키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월 350여만대의 휴대폰용 LCD를 출하중이다. 지난 3분기까지 휴대폰용 LCD 1위를 지켜온 엡손도 중국지역의 LCD공장을 가동하는 등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휴대폰용 LCD 가운데 TFT 생산 물량을 올해초 200만대에서 최근 330여만대로 늘리는 등 TFT 비중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TFT의 노후 라인의 중소형 전환과 일본업체들의 증설 등으로 올해 초에 비해 휴대폰용 TFT LCD 가격이 20∼30%가까이 하락했으며 내년 1분기에도 10%가까운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며 “한·일전과 TFT와 STN간의 전쟁이 겹쳐 중소형 분야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생존경쟁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국내업체 공격적 영업에 일본업체 수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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