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우량주로 꼽혔던 지식발전소가 등록 직후 상승흐름이 꺾이는 등 ‘신규등록=주가 강세’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신규 상장·등록 기업들의 주가는 수직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런 분위기가 최근 크게 약해졌다. 지난 7일 등록한 지식발전소와 KTC텔레콤은 등록 첫날 각각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지만 다음날부터 급락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등록이 채 한달이 안된 디지털대성, 나노하이텍, 휴비츠, 중앙백신연구소 등도 주가 강세가 뚜렷하지 않다.
이처럼 신규 등록 프리미엄이 퇴색된 것은 최근 공모제도의 변경으로 주간사의 시장조성 의무가 없어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조성 의무를 없애는 대신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가 대비 90%로 되팔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인수제도 시행으로 신규등록주의 초기 주가흐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바뀐 인수공모제도를 통해 등록한 기업은 지난달 17일이후 등록한 디지털대성, 나노하이텍, 우리산업, 휴비츠, 중앙백신연구소, KTC텔레콤, 지식발전소 등 7개사다. 14일 신규거래를 시작하는 한국툰붐과 에스텍을 포함, 향후 등록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모두 바뀐 제도를 통해 시장에 등록하게 된다.
공모때 받은 주식을 일정기간 매각하지 않기로 한 기관들의 ‘의무 보호 확약’도 약해지는 추세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새 인수공모제에 따라 기관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신규등록주 약세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식발전소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546.18 대 1에 그쳤고 케이티씨텔레콤도 318.22 대1에 불과하는 등 5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도 찾기 쉽지 않다. 지난 9월만 해도 공모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00 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장외시장도 신규등록을 겨냥한 투자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규등록 효과’가 약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장외 시장의 주 거래종목이던 IPO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장외거래 전문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의 강성수 팀장은 “디에스엘시디, 스팩트럼디브이디, 엘리코파워 등 코스닥 준비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했다”며 “통상 이들의 장외 주가는 공모가의 2배 수준이지만 최근 신규등록주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장외종목들의 시세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들의 보호확약 완화, 주간사의 시장조성 의무가 사라진 데다 코스닥의 부진한 흐름 등이 장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보호확약 완화·시장조성 의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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