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가 중국 CDMA 시장에 저가격 3세대(3G) 제품 공급에 본격 나서 국내 휴대폰업계의 대중국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국업체들이 한발 앞서 200∼3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공급, 시장을 선점중인 cdma2000 1x 휴대폰 시장을 노키아가 저가격을 앞세워 직접 공략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은 당장 가격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저가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 적지않은 차질이 우려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그간 유럽형 이동전화(GSM)분야에 주력해 온 노키아가 이달들어 CDMA 시장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서면서 cdma2000 1x 기종을 120∼150달러의 저가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국내 휴대폰업계와 모토로라가 양분하고 있는 중국 CDMA 휴대폰 시장에 세계 최강 노키아가 뛰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휴대폰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노키아의 출현에 따라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노키아가 모토로라와 함께 저가로 밀어붙이면 ODM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며 “베이스밴드칩 등 핵심기술과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노키아에 맞서려면 국내 업체들도 휴대폰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CDMA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저가 단말기 정책도 노키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B사 관계자는 “차이나유니콤이 1000위안(160달러)대의 저가 cdma2000 1x 휴대폰을 통한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하이엔드 위주의 국내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노키아가 CDMA 휴대폰 시장에서 차이나유니콤의 정책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양강구도를 형성중인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CDMA 휴대폰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노키아와 같은 메이저업체가 시장을 잠식해 오면 방어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노키아와 주력 시장이 겹치는 모토로라 및 로컬업체들의 과당 경쟁 여파를 최소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노키아가 중국의 CDMA 휴대폰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키아가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임은 분명하지만 GSM과 달리 CDMA 휴대폰 시장에선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노키아, 저가 3G폰 본격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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