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산전이 변하고 있다.
30년 전통의 전형적인 산전기기 제조업체인 LG산전(대표 김정만 http://www.lgis.co.kr)이 최근들어 국내외 ‘자동화시스템 시장’에 적극 나서면서 이른바 토털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LG산전은 지난 6년간 90억원을 투입, 지난 5월 ‘자동열차제어시스템(ATP/ ATC)’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사내 연구인력도 해당 프로젝트에 대거 전진 배치시키고 있다.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치던 선진업체들은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제휴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유있는 변신=LG산전은 IMF 이후 엘리베이터, 로봇, 자판기 등 굵직한 사업부문을 정리해 사업의 슬림화를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T-솔루션’, 즉 단품기기와 시스템이 접목된 토털 솔루션을 기치로 내걸고 ‘자동화시스템’ 사업을 경쟁력의 근간으로 내세우고 있다.
철도시스템 자동화에서처럼 수주 성공시 배전반, 변압기, 전력감시시스템 등의 설비기기 수요를 재창출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이 회사 주력분야 중 하나인 전력사업 등으로 연계되는 ‘후방효과’가 크다.
◇해외서 먼저 인정=LG산전은 이미 지난 90년 대만에 100만달러 규모의 자동폐색장치 구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이 회사 자동화시스템 기술은 국내보다 오히려 세계시장에서 더욱 정평이 나있다.
현재 LG산전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거나 사업참가를 추진중인 동남아 등 해외 철도시스템 프로젝트의 규모는 줄잡아 1조원. 이 중 이 회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50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신호설비 사업과 300억원 규모의 태국철도청 2·3단계 신호통신사업이다.
특히 지난 8월 입찰에 참가, 이르면 올 연말께 최종계약자 선정발표가 있는 방글라데시 신호설비 프로젝트에서는 현재 알스톰, 지멘스, 알카텔, 봄바르디에 등 유럽계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시장,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산업자동화업체들이 주도하는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은 SI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LG산전은 자체 기술력과 설비기기 제조 노하우 등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김동호 LG산전 자동화시스템사업부장(상무)은 “제조기반이 없는 SI업체의 경우 수주후에 관련 장비나 기기를 국내외 협력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해 조달받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토털솔루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시장에서 올들어서만 5건의 자동화시스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이번 1500억원 규모의 철도청 차상신호시스템(ATP) 사업 참여를 위해 최근 알스톰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선진업체와의 기술협력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해외 자동화시스템 수주시장은 해당 설비기기 제조능력이 없는 사업자의 응찰 자체를 불허할 정도”라며 “SI업체들에 의한 자동화사업 주도는 관련산업의 기술적 종속을 야기해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더디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해외서 세계적 업체와 경쟁…내수도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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