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ATM 운영시간 단축 논란

현금수요 줄고 금융사고 위험성 높아..

 은행점포의 무인화에 한 몫하고 있는 현금자동지급기(CD·ATM)의 운영시간 단축에 대한 논란이 수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최근 무인점포(365코너)의 경제성과 보안성 제고를 명목으로 저녁시간에 이용자가 적은 일부 코너의 경우 운영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부 은행들도 금융사고 방지 및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자동화기기의 운영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운영시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농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저녁시간에 이용자가 적은 365코너에 대해 영업점장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현재 오후 10시인 마감시간을 내달 초순부터는 오후 8시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365코너는 중앙회 직할 876곳과 지역농협 관할 1954곳이 있으며 재래시장 등 일부를 뺀 대부분 코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농협은 이같은 운영시간 단축배경에 대해 “농협의 특성상 산간도서지역에 설치된 점포가 많아 늦은시간 현금수요가 적고 금융사고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익성은 낮은 반면 리스크는 높은 무인점포를 굳이 밤 늦게까지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같은 농협의 방침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모습이다.

 한 중소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나면서 야간의 현금 수요는 대폭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기의 운영시간을 단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TM서버가 무리한 가동으로 다운되어 다음날 영업 개시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종종 발생, 운영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백업시간이나 정비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러한 운영시간 단축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차원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며 “운영시간을 단축할 경우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비용절감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운영시간 단축보다는 수요가 적은 점포는 ATM 배치수를 줄이고 수요가 많은 점포는 늘리는 방식으로 융통성있게 운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며 운영시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