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수도`는 멋으로만 사는가

광주시, 순수예술 편중…산업적 접근 뒷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광주 문화수도 추진 일지

 광주시가 ‘문화수도’ 건설사업에 본격 착수했으나 게임·애니메이션 등 문화기술(CT)산업은 소흘히 한 채 지나치게 순수 문화예술 분야에만 치중, 업계로부터 실망과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다.

 16일 광주시와 업계에 따르면 시가 오는 2023년까지 총 2조원의 예산으로 광주를 ‘아시아 문화예술의 허브도시’로 육성하는 작업에 나섰으나 △건물신축과 축제 등 외형위주의 사업전개 △산업계를 도외시한 사업추진체 구성 등으로 경제적 효과를 살리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문화수도 건설을 위한 세부 과제로 △도심 리모델링 △인력 양성 △문화향수기회 제공 △문화산업 기반조성 △지원체계 구축 등 5개 분야를 선정하고 이달중 문화수도 육성팀을 발족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사업 대부분이 문화전당 등 건물신축과 전시회 및 축제 개최 등에 집중된데다 순수 문화예술계 부서 및 인력만을 사업추진주체로 구성해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외형위주의 정책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는 문화수도 사업과 관련, 광주시에서는 문화재 관리와 전통 문화예술 업무를 관장하는 문화예술과가, 문광부에서도 도서관과 박물관 등의 업무를 맡는 문화정책국에서 전담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미술·음악(국악)·서예계 인사만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애니메이션 등 CT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을 비롯한 업계관계자들은 주체로 참여하지 못하는 등 CT(Cultural Technology)산업 육성부분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관련기관·업계관계자들은 시의 문화허브 후속작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일 열린 사업 보고회에서 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CT산업의 중요성과 고부가가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돈되는 (문화수도 건설)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도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주·전남게임개발자협회 안태홍 회장(전남과학대 게임학과 교수)은 “문화수도 사업이 외형에 치우쳐 산업적 측면은 도외시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CT산업을 육성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사업 내용은 도대체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기획단계부터 산업계까지 포함시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 외부전문가 등으로 문화중심도시 조성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향후 기본사업 외에 CT산업 육성을 위한 논의·연구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