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악의적인 증권 집단소송에 대비해 담보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최근 ‘기업소송의 쟁점과 정책 과제’보고서를 통해 “증권관련 기업소송이 지난 97년에 비해 163.2% 증가했고 10억원을 초과하는 민사 소송사건도 152.6% 증가했다”며 “공익소송이 법제화되면 기업에 대한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정부의 취지대로 소송을 통해 공정하고 신속한 분쟁해결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악의적 소송자에 의한 남소방지, 입증책임의 배분, 손해산정방식의 합리화 등 소송기반과 절차가 선진국 수준으로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관련 법제가 소송증가 추세에 맞게 정비돼 있지 않아 기업소송이 급증할 경우 기업과 대다수 주주는 물론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국회에서 심의중인 ‘증권집단소송법안’관련 소송은 재계 및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담보제공 의무와 같은 악의적 소송을 차단하는 장치가 없어 전문적 소송꾼에 의한 남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담보제공 의무는 우리 상법에서도 회사 해산명령 청구소송, 총회결의 취소소송, 주주대표 소송 등의 기업소송에서 남소방지 장치로 오래전에 도입됐다”며 “특히 주주대표 소송은 기업을 위한 공익 소송임에도 담보제공 의무를 채택하고있는 반면 증권집단소송은 사익 구제수단임에도 담보제공 의무가 없어 미국·호주 등과 같이 담보제공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