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TOP 500`, "PC 클러스터는 대세"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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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전시회 ‘SC2003’에서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상위 500위(top500.org) 리스트는 슈퍼컴의 고성능화와 함께 PC 클러스터가 중심 기술로 뚜렷히 자리잡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PC클러스터 대세 막을 수 없다=TOP500오아르지(http://www.top.org)가 지난 16일 발표한 리스트에 따르면 세계 톱 500 중에서 클러스터 시스템이 대수 기준으로 41.6%를 차지하는 등 세계 상위 슈퍼컴퓨터의 절반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 50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334개의 시스템 중 클러스터는 무려 168개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0여개에 이르는 알파 클러스터 외에는 모두 제온이나 아이테니엄, AMD 칩 등이 차지해 PC클러스터 대세론을 입증했다.

 특히 상위 10위권 내 기록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 얼스시뮬레이션센터와 2위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의 알파클러스터를 제외한 3위부터 7위까지 사이트가 모두 클러스터로 구축됐다. 이들 성능 역시 각각 7테라플롭스 이상을 구현하고 있어 범용칩 클러스터의 위력을 보여줬다. 또 ‘딥컴퓨팅 커패시티 온 디맨드 센터’처럼 IBM이 내세우는 ‘온 디맨드’ 서비스용 센터 대부분도 PC클러스터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눈길을 모았다.

 ◇한국슈퍼컴 세계 22위 랭크=우리나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구축한 슈퍼컴퓨터가 실질성능 기준 2.8테라플롭스(1초당 1억회 실수 연산)를 구현하며 22위에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80위를 기록하며 100위권으로 처음 진입한 서울대 우주항공연구소 슈퍼컴퓨터(실질성능 1.01테라플롭스)보다 두 배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이 같은 성장 기록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자원 보유 현황을 비교할 때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면서 중국과 같은 후발국가에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9개 기관이 500위권에 진입하는 기록을 수립하며 14개 기관이 포함된 우리나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중 ‘차이니즈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라는 연구기관은 아이테니엄2 기반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구축, 실질성능 4.1테라플롭스를 구현하며 14위에 기록됐다. 이는 22위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고 성능 구현기관 KIST의 성능인 2.8테라플롭스의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내 슈퍼컴퓨터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올해는 대수 기준으로 2.4%를 차지하며 국가별 순위에서 근소한 차로 중국을 앞질렀지만 머지않아 중국이 슈퍼컴퓨터 보유 상위국에서 우리나라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떠오른 인텔·AMD·애플=대수 기준으로는 HP와 IBM이 각각 165개, 159개를 500위권에 올리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PC클러스터의 확산으로 인텔과 AMD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올 top500 조사에서 나타난 분명한 지표다. 이번 조사에서는 CUP 대수 기준으로 인텔 칩은 무려 37.8%를 차지하며, 22.8%(알파 6% 제외)를 기록한 HP나 15.6%를 차지한 IBM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500위에 포함된 칩 성능을 합한 조사에서도 인텔 칩은 41%를 차지하며, 파워칩(18%), HP PA-리스크칩(9.5%)을 따돌렸다. 이밖에 AMD와 애플컴퓨터의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처음 64비트 칩 옵테론을 출시한 AMD도 대수 기준 2.6%, 칩 성능 기준 3%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돼 HPC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애플컴퓨터는 10.28테라플롭스 성능을 구현하며 3위에 처음 기록된 버지니아테크에 애플맥 칩 기반의 클러스터를 공급했다.

<피닉스(미국)=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