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IT업계가 준비소홀 및 프로젝트 이해부족으로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IT 프로젝트에서 단골로 낙방하고 있다. 지역 IT기업들이 준비 소홀 및 프로젝트 이해도 부족 등을 반영하는 이같은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역IT업계의 자생력을 살릴 자질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 IT업계에 따르면 공공부문 IT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 지역의 상당수 IT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입찰방식에 대한 무지로 인해 프로젝트에 참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한 CT업체는 지난달 지자체가 발주하는 IT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가 없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에서 배제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해당 지자체의 공개입찰에서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사업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 시작하는 콘텐츠 구축 2차 사업 수의계약에서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낙찰이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수의계약에 의한 입찰방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업체의 핵심 기술이 특허를 보유하지 않아 수의계약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자 해당 지자체는 결국 최저가 공개입찰방식에 따라 수도권의 IT업체에게 프로젝트를 맡겼다.
이 업체의 CEO는 “그동안 여러 이유로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지못했는데 수의계약의 조건에 특허가 없으면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이달초 한 지자체가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방식으로 발주한 소규모 홈페이지 개편사업에서도 지역 IT기업의 영업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사업에 참여한 대구지역의 한 IT기업들은 평가심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한 홈페이지 개편 제안서 발표시 전문성이 부족한 직원에게 프리젠테이션을 맡기는 바람에 위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결국 이 프로젝트를 낙찰받은 회사도 제안서 제출과정에서 프로젝트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장비구매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세부 품목과 수량이 들쭉날쭉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대구시의 모 정보화부서 관계자는 “지역 IT기업들이 대규모 SI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경우 PM관리사가 전담해 전략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문제가 없지만 독자적으로 입찰할 때는 수주 영업 자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산업정보대 김갑식 교수(컴퓨터정보계열)는 “앞으로 지방 IT기업들이 각종 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문 컨설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지역 IT벤처지원기관들이 IT기업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관리에 필요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