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넷 솔루션데이 2003]닷넷 현황과 전망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기업 전략은 ‘단순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서비스와 제품을 잇는 혁신 기술 일체로 전환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같은 MS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전략이 닷넷이다.

 MS가 인터넷을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거대한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자사의 모든 제품과 전략을 닷넷에 담아 기업들의 e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위한 플랫폼·애플리케이션·툴·서비스 등을 분야를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3년 전이다. 이전까지 MS의 핵심 비전이 PC의 이점을 좀더 쉽게 즐기면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인터넷에 기반한 전자상거래(EC)의 활성화, 개인휴대단말기(PDA)와 같은 무선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 증가 등 새로운 웹 환경을 과감히 수용, 새로운 핵심 비전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서비스·인터넷 기술을 언제, 어디서나 어떤 장치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MS의 닷넷 전략은 어디쯤 와 있을까. 2003년, 닷넷은 이제 개념에서 레퍼런스로 이미 전이를 시작했다.

 ◇ 솔루션·SI 거대 파트너가 움직인다=닷넷 플랫폼 확산의 전제는 솔루션 진영의 준비 정도다. 국산 닷넷 솔루션은 최근 1년 새에 전사자원관리(ERP)·그룹웨어·고객관계관리(CRM)·기업포털(EP)·보안·지식관리시스템(KMS) 등 거의 모든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로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가온아이의 기업지식포털(EKP)이나 코인텍의 ERP, 비아이씨앤에스의 데이터웨어하우스(DW) 마케팅시스템, 날리지큐브와 온더아이티와 KMS, 브리지텍의 모빌리티솔루션 등은 닷넷 애플리케이션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제품들이다. 여기에 케미스가 기업의 낙후된 백엔드(레거시) 시스템을 닷넷 환경으로 전환하는 솔루션을 확보한 것을 비롯해 넷츠의 싱글사인온(Singe Sign On) 솔루션, 데브피아의 컴포넌트기반개발(CBD)방법론, 테크데이타의 시스템관리 오버뷰(Overview)솔루션, 이지시스템의 시스템 구축 및 개발솔루션 등 국산 솔루션이 닷넷 플랫폼 확산에 선두에 서 있다.

 SI 업체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LG CNS나 대림아이앤에스, 동양시스템즈 등 SI 기업들이 닷넷 사업 전략을 마련하고 금융권의 웹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SKC&C의 경우 올해 닷넷 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내년까지 2개년간 총 200명의 닷넷 전문 엔지니어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SK C&C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닷넷 전 제품군에 대한 교육을 기본 과정과 전문가 과정으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으며, 공동 영업을 통해 내년 60억원, 2005년 13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매출 목표까지 세웠다.

 ◇ KT, 전국 단위의 닷넷 플랫폼 서비스 추진=KT 차세대운용관리시스템(NeOSS : New & Next Operations Support System)은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닷넷 기반으로 개발, 운영하는 사례로는 국내 처음이다. 현재 충정도 지역을 우선 시범 대상으로 실시한 후 내년말까지 전국 단위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과거 어느 프로젝트보다 주목받고 있다.

NeOSS는 MS의 윈도 서버 2003과 닷넷 관련 기술을 통해 OSS(운용관리시스템)를 웹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전사적인 규모의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수십가지의 다양한 운용관리시스템과 관련 프로그램들이 새로운 인터넷 표준인 XML(확장성표기언어)과 SOAP(단순객체접근프로토콜)를 이용해 재구축된다. 닷넷을 이용한 웹 서비스 기반의 EAI(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 플랫폼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번 개발 프로젝트는 세부적으로 △서비스 요청 접수처리 시스템 △고객지원 및 장애처리 시스템 △시설 총괄 관리시스템 △서비스 품질 및 고객 만족도 관리 시스템 등 6개의 세부시스템과 이들의 통합을 위한 EAI 환경 구축을 위한 부분으로 나눠서 추진된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과 솔루션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시스템의 연동을 쉽게 해 시스템 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신규 서비스 개발시간을 단축하고 고객 서비스 소요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 시스템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 금융 분야에서 닷넷 시스템 등장=삼성생명이 올 초 가동한 닷넷 기반의 ‘영업채널통합시스템’은 닷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금융사이트로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삼성생명의 3만여명에 달하는 FC들이 노트북PC를 통해 쏟아내는 각종 고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 재 가공후 통합· 분배한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는 다수의 시스템에 산재, 이를 어떻게 통합해주느냐가 이 프로젝트의 관건였다. 즉 필요시 우후죽순식으로 덩치불리기를 해옴에 따라 기형적으로 성장한 각종 시스템, 즉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영업지원시스템 콜센터통합시스템 등 관련시스템들의 내부 프로세스가 표준화되지 않아 생기는 FC의 업무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SDS,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영업활동 표준 프로세스 정립과 FC 업무 효율성 강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이를 통한 대고객서비스 강화 및 고객만족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FC시스템의 통합, 채널접촉정보의 통합, FC 채널별 공통, 특화정보 제공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FC의 개인적 특성에 많이 좌우됐던 영업행태의 공통 프로세스를 재정립, FC별로 차별화된 영업프로세스를 수용하는 표준화된 프로세스의 정립이 매우 어려웠지만 컴포넌트개발(CBD)방법론으로 극복했다.

 ◇ 삼성전자의 해외물류망도 닷넷 기반으로=삼성전자의 차세대 국제무역포털 시스템인 GSBN(Global Samsung Business Network)도 닷넷 플랫폼 성공적인 사례다. 최근 아시아 유럽정상 회의(ASEM) 회원국이 참가한 전자 물류 세미나에서 아시아 지역의 성공적인 전자물류(e-Logistics) 구현사례로 선발, 소개된 삼성의 GSBN은 서울 본사와 해외지사는 물론 해외 협력업체들과 실시간으로 신제품정보, 구매계획을 공유한다. 제품도착예정일, 마케팅비용정산 및 통관 등의 업무도 하나의 통합사이트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포털시스템이다.

 삼성전자가 해외지점 및 거래선을 웹 기반으로 묶는 국제무역 포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지난 6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서버군을 연결한 닷넷 기반이 핵심 인프라로 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우리 나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에 걸친 무역포털 시스템을 구축한 경우로 시범 적용했던 4개 해외 지사법인(콸라룸푸르 지점, 두바이 판매법인, 파나마 판매법인, 오스트리아 마케팅법인)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다른 지사법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삼성전자 정보전략 프로젝트팀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니트랙, 신텍정보시스템 등 50여명의 개발팀이 협력했다.

 ◇ 동아대, 학사·행정 중심에서 웹 기반 포털=대학에서도 닷넷 열풍이 거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아대. 이 대학은 학내에 산재한 정보와 지식자원을 통합했다. 2002년 7월 닷넷 기반의 학생 및 교직원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해 기존의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의 종합정보시스템을 웹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1997년 LG-EDS(현 CNS)가 로터스 노츠로 구축한 기존 종합정보시스템은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시스템으로 대부분 웹 기반에서 발생하는 현재의 정보기술, 교육환경, 사회환경에 부적합하여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됐다. 이에 따라 동아대는 새로이 구축하는 정보시스템에 닷넷 기반의 대학정보포털 솔루션인 UIP.NET을 적용하여 기존의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을 웹 기반으로 전환했다. 싱글 사인온 기능을 지원하는 지식포털시스템으로 구축됐다.

 동아대에서 구축한 닷넷 기반의 교직원정보시스템은 크게 그룹웨어, 인트라넷, 문서관리, 커뮤니티, 지식관리, 마이포털로 구분된다.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기존에는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이 각 PC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교직원정보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었던 불편함이 웹 브라우저의 연결만으로 사용 가능한 웹 통합환경으로 전환됐다. 또한 학적, 교과, 수강, 성적, 등록, 장학 등을 관리하는 학생정보시스템 역시 웹 통합환경과 연동되어 편리한 학사정보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 아이테니엄ㆍ옵테론 서버업체 ‘천군만마’

단품이 아닌 플랫폼 차원의 닷넷 확산에는 서버 업체들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컴퓨팅 영역에서 새로운 거대 트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서버 범용칩 진영(아이테니엄과 옵테론)은 닷넷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닷넷 확산의 기대주로 꼽힌다.

 특히 장기적으로 유닉스를 포기하는 대신 아이테니엄이라는 범용칩 전략을 세운 한국HP나 메인프레임 이후 유닉스 시장에 뛰어 들지 않고 32비트 IA서버를 선택하며 때를 기다려온 한국유니시스의 경우는 닷넷에 거는 기대가 더욱 높다.

 닷넷에 대한 서버 업체의 지원은 지난해 HP와 MS 두 본사간 체결한 닷넷플랫폼 사업 협력이 대표적이다. 양사 고위 임원들과 각국 지사장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을 과시한 닷넷 프로그램은 최근 32비트 IA서버 시장으로 국한되지 않고 64비트 아이테니엄을 매개로 한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HP는 이미 아이테니엄 슈퍼돔이 출시된 3분기 이후 MS의 비즈토크(어댑터소프트웨어), 아이오케스트레이터(EAI솔루션), 베이스스타(제조솔루션), 아이에스엠닷넷(통신빌링솔루션) 등 기존 윈도2000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미드레인지 및 하이엔드급 아이테니엄 서버 기반의 ‘콘솔리데이션 전환 프로그램’도 펼치고 있다. 또 닷넷 프로그램을 전담할 채널을 특화시켜 MS 솔루션 및 아이테니엄 서버 공급에 따른 후속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윈도 플랫폼 기반으로 가동되고 있는 솔루션마다 2개 정도의 특화채널을 선정하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서포트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

 한국유니시스도 3분기들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텔코리아, 한국EMC, 한국스토리지텍, SAP코리아 등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구성된 닷넷 솔루션 엽합회의 회원사로 가입했으며 닷넷 기반 솔루션의 국내 시장 기반의 확립과 회원사들의 기술 공유 및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 및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후지쯔도 유통업계에 닷넷 기반 업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닷넷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후지쯔가 수주한 프로젝트는 닷넷 기반 솔루션인 미드레인지 ‘인터스테이지 포 닷넷’을 활용해 패션 전문 할인점인 세이브존의 기간업무를 닷넷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내년 1월 정식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의류 전문 할인점 세이브존을 소유한 유레스가 오는 10월 경 뉴코아를 인수하면서 약 30개의 대형점포를 기반으로 한 패션전문 할인점으로 변신함에 따라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IT인프라 정비작업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