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메인보드의 노스브리지에 그래픽 코어가 통합돼 출시됐을 때, 사용자들은 ‘과연 이것을 어디에 사용될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빈약한 3D 가속 기능과 시스템 메모리 공유로 인한 성능 저하, 심지어는 2D 화면조차 뚜렷한 화질 저하를 보였던 그래픽 코어도 있었다.
그러나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장착했을 때보다 비용면에서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최초의 국민 PC(인터넷 PC)에서는 대부분 i752 코어가 내장된 i810 메인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빠른 3D 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무용 PC에서도 그럭저럭 좋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시장에서 사장되지 않고 꾸준하게 발전해 왔다.
최근 ATi사가 3D 제품용을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케이벤치와 전자신문이 공동으로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코어 제품 4종에 대한 분석을 해봤다.
◇제품 현황=시간이 지나면서 현재 통합 칩세트의 그래픽 코어 3D 성능은 고가의 그래픽 카드에는 못미치지만 3D 처리가 상당히 강화됐다. 대표적인 제품이 엔비디아(NVIDIA)의 엔포스2 IGP320에 내장된 ‘엔브이17’ 코어다. 그래픽 코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듀얼 뱅크 메모리를 사용해 메모리의 병목을 줄이고 하드웨어 T&L 가속을 지원해 웬만한 3D 게임은 무리없이 소화시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엔비디아가 이렇게 통합 칩세트를 출시하자 경쟁사인 에이티아이(ATi) 역시 통합 칩세트를 선보였다. 최초의 칩세트는 7000IGP로 라데온(Radeon) 7000 코어를 내장해 에이티아이 특유의 색감과 하드웨어 T&L을 통한 3D 가속을 지원했다. 하지만 칩세트 자체적인 안정성과 사우스 브리지로 이미 한물 간 비아686b를 사용하는 등 인풋·아웃풋의 부실함으로 인해 실패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인텔 플랫폼의 9100IGP(코드명 RS300) 칩세트를 통해 Radeon 9200급 코어 (Radeon 9000의 AGP 8x 버전)를 내장하고 듀얼 채널 메모리, 하이퍼스레딩 지원 등의 탄탄한 구성으로 다시 출시됐다. 아직까지는 통합 칩세트에서 플랫폼의 차이로 ATi와 앤비디아가 맞붙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쪽이 우세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인텔은 i810 이후에 새로운 칩세트마다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라는 자체적인 코어를 내장했으며, 가장 최근 출시작인 i865G에는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 2 코어를 내장해 3D 성능 올리기에 힘을 쓰고 있다.
시스(SiS)와 비아(VIA) 역시 이러한 통합 칩세트에서 침묵을 지키고만 있진 않았다. 먼저 비아의 경우에는 새비지(Savage) 시리즈로 잘 알려진 S3를 인수한 뒤에 프로새비지(ProSavage)라는 이름으로 통합 칩세트를 선보였고 마지막에 출시한 제품이 KM400(AMD 플랫폼)과 P4M266A(인텔 플랫폼)이다. AMD 플랫폼은 비교적 최신 버전이라 할 수 있지만 인텔 플랫폼은 FSB 533까지만 지원하는 구형이다.
마지막으로 SiS는 얼마전에 출시한 SiS661FX가 있다. SiS 661FX는 인텔 플랫폼으로 하이퍼스레딩을 지원하고 다이렉트X 9.0 소프트웨어 지원(하드웨어적인 DX 8.1 지원)과 256bit 3D/128bit 2D 그래픽 엔진 장착 등으로 3D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이다.
◇테스트 평가 항목 및 결론=이번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인텔 플랫폼의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했으며 노스브리지로서의 성능은 부가적으로 알아봤다. 테스트에 사용된 메인보드들은 인텔, VIA, SiS, 에이티아이(ATi) 칩세트를 사용한 각각 다른 메인보드 한 종씩을 임의로 선택했다. 제조사에 따라 다르게 제공되는 부가 기능 등은 테스트 항목에서 제외했다.
테스트 결과, 현재의 통합 칩세트 시장은 AGP 그래픽 카드를 대체할 만한 3D 가속 성능을 보여주고 있지 못했다.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통합 칩세트 발전없이 정적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ATi의 9100IGP가 보여줬듯이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더 뛰어난 3D 가속 성능을 보여줄 새로운 통합 칩세트가 선보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AGP 그래픽 카드가 PCI 익스프레스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넘어가고 지금의 보급형 또는 중고급형 그래픽카드에 사용된 칩세트들이 다시 메인보드의 칩세트에 통합돼 출시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일 뿐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내장 그래픽 통합 칩세트는 두 가지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는 메인보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노스브릿지(또는 MCH)로써의 역할이고 두 번째는 내장된 그래픽 코어의 3D 가속 능력 및 동영상 재생 능력, 2D 화질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인텔 플랫폼의 4가지 칩세트를 대표하는 그래픽 코어의 3D 성능과 노스브릿지의 성능을 중심으로 알아보았지만 동영상 재생 능력 및 2D 화질 부분에서는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벤치마크 결과가 각 내장 그래픽 코어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3D 가속 능력이 떨어지는 대신 2D 화질이 좋을 수도 있고 동영상 재생 능력이 우수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테스트 결과를 통해 확인해 보았듯이 벤치마크의 목적인 3D 가속 능력 부분에서는 ATi의 9100IGP가 유일하게 하드웨어 T&L 엔진을 내장해 뛰어난 가속 능력을 보여 주었기에 사파이어의 액시온을 내장해 그래픽 통합 칩세트 벤치마크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 2나 프로새비지 8, SiS 661FX는 3D 게임을 위한 칩세트라기 보다는 2D와 동영상 위주이기 때문에 9100IGP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단,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 2의 경우에는 듀얼 채널 DDR 400 메모리와 DVMT 2.0을 통한 효율적인 메모리 관리로 인해 9100IGP 보다도 전체적인 시스템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한한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분석=유민우 min1001@kbench.com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 칩세트별 클록 및 제어판
4가지 칩세트의 그래픽 코어 관련 제어판을 살펴보면 ATi 9100IGP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칩세트는 소프트웨어 방식이다. 그래서 부하가 많이 걸리는 3D 이미지 품질을 높이기 위한 비등방성 필터링이나 안티알라이징에 관한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2D 및 오버레이 화면의 색감 조절이나 밝기 조절은 모두 제공되고 있다. ATi 9100IGP의 제어판은 기존 AGP 방식 라데온 시리즈 그래픽 카드와 동일한 화면 구성을 갖고 있어 ATi 그래픽 카드를 사용했던 사용자들은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인텔 i865G:i865G에 탑재된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 2는 i845G까지 탑재된 인텔 익스트림 그래픽스보다 한단계 발전하긴 했지만 클록에서는 변함이 없이 코어 클록 200MHz, 메모리 클록 200MHz(DDR 400 메모리 사용 시)로 동작을 하게 된다.
△ SiS 661FX : 이 제품에 내장된 그래픽 코어의 클록은 133MHz, 메모리 클록은 200MHz로, 메모리 클록은 시스템 메모리 클록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코어 클록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클록의 정보는 SiS 661FX 드라이버를 설치했을 때 나타나는 제어판의 드라이버 & 파일 정보에서 확인을 할 수 있다.
제어판은 매우 단순화돼 있다.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을 좌지우지한다거나 텍스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비등방성 필터링이나 외곽선 처리를 위한 안티알리아징과 같은 고급 기능은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정은 불가능하다.
메뉴에서 보듯이 주로 색상 보정에 관한 설정과 멀티 디스플레이에 대한 설정만 사용자가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다. 아무래도 하드웨어 가속이 아닌 소프트웨어 가속만으로는 비등방성 필터링이나 안티알리아싱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에 대한 기능을 빼버린 것으로 보인다.
△ ATi 9100IGP:9100IGP에는 라데온 9200(RV280) 코어가 내장돼 있으며 드라이버를 설치한 뒤 제어판을 보면 라데온 시리즈 AGP 카드가 장착된 것과 동일한 화면 구성을 볼 수 있다. 9100IGP의 기본 코어 클록은 라데온 9200 AGP 버전과 동일한 250MHz며 메모리 클록은 DDR 400 메모리를 사용했을 경우 최고 클록인 200MHz다.
오버레이 설정에서는 동영상의 색상이나 색감·밝기 등을 설정할 수 있고 TV 아웃을 위한 극장모드 역시 사용 가능하도록 돼 있다.
△ VIA P4M266A:P4M266A에 내장된 프로새비지 8의 코어클록은 143MHz며 메모리 클록은 133MHz다. 코어 클록은 SiS 661FX에 비해 약간 높은 편이지만 메모리 클록은 133MHz로 제한돼 있다. 이는 P4M266A가 DDR 200/266까지만 지원을 하기 때문에 설정 가능한 최고 클록인 DDR 266에 맞춰 메모리 클록이 133MHz로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S3 디스플레이 탭 메뉴에서는 CRT와 DVI의 연결 상태를 보여주며 연결된 장치가 활성화돼 나타난다. 또한 설정이 가능한 장치에 연결되었을 경우 별도의 옵션이 나타나게 돼 별도의 설정도 가능하다. S3감마 플러스는 2D 화면의 감마값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감마 값 뿐만 아니라 밝기와 명암 대비 설정이 가능하며 몇가지 환경에 맞는 설정을 저장하고 그때마다 불러와서 적용시킬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