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호스팅업계 `인증마크제` 표류

대부분 영세업체로 투자 비용 부담

 늦어도 올 상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계획돼 있던 웹호스팅업계의 ‘인증마크제’가 지금까지 시행시점마저 잡지 못하며 표류하고 있다.

 한국웹호스팅기업협회(KORWA, 회장 이인우)가 연초부터 추진해온 ‘인증마크제’는 현재 21개 회원사 내부에서조차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웹호스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2000여개 사업자(업계추산)들로 부터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시행초기 다소간의 진통이 따르더라도 인증마크제를 빨리 도입·시행해야 한다는 ‘조기시행론’과 업계 현실을 감안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KORWA조차 인증마크제 도입이 저가출혈 경쟁으로 인한 시장 혼탁을 막고, 서비스품질 저하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대원칙은 세웠지만, 업계의 이익을 앞장서 훼손한다는 오해를 살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증마크제’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업체들 스스로가 인증마크 부여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손해보험 가입 △원격지백업 △보안인증 등을 위한 투자비 부담에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월 500원 정도의 이용료만 받고 웹호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인증마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추가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업체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안창윤 KORWA 사무국장은 “대부분 영세한 사업규모에다, 기술력이 받쳐주지 못하다보니 인증마크제에 따른 기본 투자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증마크제 도입후 신뢰성 있는 서비스로 시장전체가 건전화되고, 업체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는 후속효과는 보지 않고 당장의 부담만 크게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ORWA 비회원사인 한 업체 사장은 “인증마크제가 몇몇 잘 나가는 업체들만의 울타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인증 주체의 중립성도 확인할 수 없는 입장에서 섣불리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이라는 개방된 환경에서 서비스의 우열은 사용자가 가리는 것이고, 인증마크제는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인증마크제에 대한 가닥이 잡히려면 우선 KORWA가 대다수 업체들이 동의할 수 있는 ‘시행약관’을 만들어야 한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업체를 선별하듯 구분하는 방식보다는 보안성, 안정성, 손해배상여부 등으로 인증부여를 세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이인우 KORWA 회장은 “협회 회원사라고 해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비회원사 중에서도 신뢰성 있는 서비스 제공 요건을 갖췄다면 인증마크가 부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한편 KORWA는 최근 29개 웹호스팅업체에 대한 조사를 거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인증마크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본격적으로 시행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