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의 선행성을 반영, 증권가에는 벌써부터 내년도 산업별 전망이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내수 불안 등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중국 등 해외 요건이 긍정적이어서 국내 경기도 회복 가능성 높다는 데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경기회복의 중심축 역시 ‘효자’ 분야인 IT부문을 지목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반도체,통신서비스,인터넷·게임, LCD 소프트웨어·SI등 5개 분야로 나눠 전문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전망을 모았다.
◇반도체 2분기에 피크=대우증권은 올해 메모리시장이 20% 증가한데 이어 내년에도 플래시메모리의 고성장에 힘입어 22% 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의 정점은 2분기로 추정했다.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는 보통 D램 경기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내년 2분기에 삼성전자의 주가 고점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고 호황을 보이고 있는 TFT LCD 분야의 고성장속에 신성이엔지, 태산엘시디 등 부품·장비업체들도 실적호전이 예상되고 있다.
◇통신서비스, 이슈만큼 많은 불확실성=주요 이슈로 번호이동성 도입과 LG그룹의 통신 정책, 두루넷 매각 등에 따른 통신산업 구조변화 등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통신서비스 사업 구도가 얼마나 빨리 확정되고 유무선통합이나 통신방송결합 등이 진행되는가가 내년의 핫 이슈”라며 “산업 발전은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규제나 우발적 정책리스크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게임 새로운 모멘텀 찾기=1분기 이후에나 개별 업체별로 상승모멘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높은 주가 상승률과 고성장을 보여준 이후 다소 정체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업체별로 해외 진출이나 신규 아이템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증권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개별 인터넷·게임 업체들의 성장 여부는 국내시장보다는 해외 쪽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LCD,부품·가전산업 견인=올해에 이어 TFT LCD와 관련 부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단가인하 압력도 크게 완화되면서 개별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 신한 증권의 정용래 애널리스트는 “TFT LCD 관련 부품 시장은 내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전과 전자제품 업체들의 경우 올해 꽁꽁 얼었던 내수시장이 어느정도 회복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와 SI는 고전=하드웨어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에다 과당경쟁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특성 때문에 내년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100대 상장·등록사 가운데 글로벌 기업과 기술력으로 경쟁할 만한 업체나 독특한 자신만의 아이템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다”며 “단순히 경기회복 막연한 기대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업계내 구조조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보안주의 반짝 등락, 정부 정책에 따른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의 일시 부각이 있을 수 있지만 내년도 큰 회복세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 해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