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정보화 연구개발·사업관리·감리·평가 업무를 놓고 국방부내 정보화 관련 부서 및 각군 전산소, 연구개발기관간의 역할 재조정이 본격 추진된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국방부가 앞으로 정보화 사업의 개발방식을 종전의 민간업체 주도에서 정부(군)주도로 바꿔 추진키로 한 것과 맞물려 이루어지고 있어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방부 및 국방관련 연구개발기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국방 정보화 조직진단 및 발전방향’ 주제의 보고서를 작성해 조영길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고 국방 정보화 조직·기능 진단과 역할 재분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어떻게 재조정되나=국방부는 먼저 정보화기획실에 대해 정보화를 총괄하는 기술전문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보장하고 정보화사업에 대한 조정통제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할 재정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경우, 정보체계 개념연구, 기술정책 연구 및 컨설팅을 수행토록 하는 동시에 정보화사업의 사전분석·시행을 독립적으로 분석 평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KIDA 정보화연구센터는 정보화 정책개발과 평가 전문연구 기능을 맡게 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연구소 산하 4체계본부가 연구개발 대행 기능에 맞춰 전장관리 분야 정보화 사업관리를 전담하고, 무기체계 핵심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집중토록 할 방침이다.
국방부 전산정보관리소의 경우 국방부·합참 및 직할기관 정보체계 운영·지원을 전담하고, 정부조직법에 의한 운영개념과 동일하게 조직을 운영키로 했다. 또 각군 전산소들은 각군 특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방통합정보체계 구축 종합계획에 따라 각군 정보체계 사업 주관 및 개발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방 연구기관 고위관계자는 “사용자의 과도한 요구사항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전문업체 활용이 유리하거나 저부가치 분야인 개발 및 유지보수 사업에 대해서는 민간업체에 적극 아웃소싱해야 한다”면서 “특히 정보체계의 중요성을 고려, 국방IT기반 능력 확충차원에서 민간 SI업체를 방산업체 수준으로 육성,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조정 추진 배경=무엇보다 1970∼80년대식 부대 단위 전산화 관리수준을 탈피, 군사력 건설 및 운영 기반체계로서의 정보화 발전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민간부문은 물론 공공부문에 견줘 낮은 수준인 국방 정보화의 투자대비 성과제고를 위해 정보화 관련 조직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실제로 그동안 국방 정보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보기술(IT) 변화속도 수용과 예산·인력·조직·제도·사업관리 등의 경직성 때문에 정보화 투자가 미흡했다는 게 군 내부의 판단이다. 주요 정보체계 구축사업 부실화로 체계 활용성이 저조하고, 전장관리 및 자원관리 정보체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보화 조직간 역할 재조정에 착수한 배경중 하나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방부 정보화기획실은 소요 조정과 사업평가와 같은 통제역할이 부실하고, 국방부 전산정보관리소를 포함한 각군 전산소들은 정보화 정책 및 개념연구, 고급 기술 컨설팅 기능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정보화기획실의 경우 체계개념 정립 및 발전, 품질관리·사업 감리·시험평가 등의 역할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사령탑’으로서의 중요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역할 수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각군 전산소의 경우, 현역 중심의 운영의 전문성 부족으로 단위부대 수준의 소규모 업무를 제외하고는 자체 개발이 곤란하고, 사업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한 점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성과 미흡" 민간업체에서 군 주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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