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자사의 고유 기술 브랜드 ‘트리니트론(Trinitron)’을 통해 전세계 브라운관 TV시장을 석권했다. 지난 68년 소니에서 개발한 평면 브라운관 기술인 트리니트론은 기존 브라운관에 비해 더 밝고, 평면화에도 불구하고 화면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고화질 TV의 대명사가 되버렸으며 소비자들은 트리니트론에 열광했다.
이같은 기술 브랜드가 제품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국내 전자업체들도 기술 브랜드를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각각 프리미엄급 TV브랜드인 ‘파브’ ‘엑스캔버스’에 이어 DNIe, XDR 등 영상처리기술을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연영상을 TV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자연 이미지(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ne)’기술의 부각을 통해 소니 따라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DNIe 기술이 동영상, 색상, 명암비 및 미세이미지 증폭 등 4가지 핵심 프로세스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뿐 아니라 HD신호까지 자동적으로 파악, 최상의 화질을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은 ‘자연은 DNA를 만들었고, 삼성은 DNIe를 만들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홍보를 통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는 화질이 더욱 개선된 2세대 DNIE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며 전세계에 DNIE기술을 알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이에 맞서 디지털신호처리기술인 ‘XDRpro(Excellent Digital Reality)’ 기술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론칭, 기술력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디지털 TV 핵심 칩세트에 적용되고 있는 XDRpro기술은 영화 화면을 안방에서 실제 영화 화면과 같이 구현해주는 리얼시네마(RealCinema)기술, 기존 SD급 영상을 HD급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픽셀웍스(PixelWorks) 같은 기술이 집약돼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6월부터 선명한 고화질의 HD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베가엔진을 탑재한 제품으로 TV라인업을 구성한 데 이어 베가엔진을 세일즈포인트로 활용 중이다. 소니의 베가엔진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신호입력 단계에서부터 영상처리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 회로로 통합·처리해 주는 기술로, 기존의 아날로그 변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신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상 신호의 저하현상(신호의 열화)을 방지해 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