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문의 입장에서 고객은 현업 부서입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체크하고 성실히 모시듯이 업무에 임하라고 항상 당부합니다.”
지난 8월 국민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된 정진백 부행장(48)은 요즘 직원들에게 현업 부서와의 긴밀한 업무협조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현업 부서가 IT부문에 대해 장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아이디어 제안을 포기할 때 은행의 경쟁력 상실은 명약관화하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제 국내 은행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HSBC와 시티은행 등 외국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현업부서가 원하는 것을 신속히 알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고 정 부행장은 말했다.
정 부행장은 아울러 국내 최대은행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은행의 CIO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터라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금융권의 관심사가 되고 있어 무척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위에 관심에 얽매이지 않고 갈길을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는 “은행의 경쟁력은 이제 IT시스템의 혁신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국민은행은 세계 30위권 은행진입을 목표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서둘지 말고 제대로 된 틀을 짜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밀고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정 부행장은 입사후 18년 동안 IT부문에 몸담아온 IT통으로 주로 맡은 업무는 IT기획 및 전략 수립이었다. 이후 약 2년 동안 지점장으로 지점근무를 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2001년 전산정보본부로 컴백했으며 올 8월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현의 중책을 맡을 CIO로 임명됐다. 그는 직원을 대할때는 간혹 실수나 사고가 터졌을 경우에도 절대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는 것이 수장의 역할이라 믿고 있다.
정부행장은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으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조직이 이를 수습하는 대응능력과 공동노력을 중요시할 때 직원들의 창조성과 도전성이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내년 전망에 대해 이제 단순한 변화, ‘변화(change)’가 아니라 틀을 깨는 ‘변혁(transformation)’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제 IT부문도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변혁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이에 주력할 것이라며 내년 국민은행 IT부문을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