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경=디지털TV가 당장의 성장동력이 되는 데도 중요성이 낮아진 듯한 분위기다. 제도부분도 잘 풀리지 않고 있다. 보급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조동호=보급을 늘리는 시점은 둘이다.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는 시점과 콘텐츠 확장이다.
우리나라는 종료시점을 이미 정해놓은 만큼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방영시간을 늘리고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소세 인하 등도 기획보고서에 포함시켰다. 물건만 잘만들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고객 요구를 주시해야 한다. DTV는 양방향성이 관건인데 정통부, 방송위의 제도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 시급한 문제다.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서 풀어가는 방안을 도입하겠다.
△김용석=표준화에 주안점을 두는 것은 좋으나 일부 과제는 표준이 성숙단계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전략을 도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윤덕=표준화 과제는 계속 진화하며 분야별로 논쟁이 종식되지 않았다. 텔레매틱스만 봐도 차내 무선통신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 교통정보 분석의 전송수단으로도 무선데이터망이냐 셀룰러망이냐 등이 확정되지 않아 표준화 이슈는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김태근=임베디드SW는 IPR 확보를 위한 표준화 단계가 아니다. 일본과 표준화 공조를 하면서 공개SW표준을 많이 거론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정보가전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쪽에서는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정보가전 네트워크 표준을 얘기한다. 우리도 20개 정도의 표준 아이템을 고르고 있다. 20여개 표준화 아이템을 넘겨왔다. 국제적으로는 필립스나 소니 등 30여개 가전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필립스의 경우 모든 제품에 리눅스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움직임이 많다. 삼성, LG 등 경쟁력을 결집해서 표준화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다. 소스를 오픈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일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홈네트워크상의 임베디드SW 부분 표준화에 집중한다. IPR를 외국기업들이 가지고 있다 해도 이를 적용하는 부분은 우리가 가져올 몫이 있다.
△정지연=KT가 홈네트워크 OS로 윈CE 얘기를 하는 등 사업자와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김태근=정부는 OS 자체에 대한 전략보다는 미들웨어에서 어떤 OS가 나오느냐를 만드는 것에 주목한다. 장기적 기술개발 관점에서 봐야 한다. 현재의 상용화 부분에서는 윈CE를 쓰는 것이 빠르다. 그러나 다른 국가보다 앞서려면 새로운 기능을 넣는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한다.
두가지 OS는 상존하게 될 것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형태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기업시장은 5 대 5 정도로 예상한다. 유럽은 6 대 4로 리눅스가 많다. 정부가 지정하지 않더라도 상품은 시장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다. 다만 기술개발 측면에서 오픈소스로 드라이브했을 때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춘 앞선 기술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신화수=BCN이나 차세대 이동통신 등에서 업계와 정부의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현실적으로 조율이 가능한가.
△박상훈=신성장 사업으로 정부가 투자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BCN의 경우 연구개발망을 통해 투자를 유인한다. 네트워크는 단품이 아니라 턴키가 돼야 해 사업자가 투자 방향을 못잡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시범을 보여주면 투자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 선택의 배경을 제시하고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외국의 시범망 사례를 벤치마킹해 좋은 방향으로 끌어가겠다.
△이윤덕=콘텐츠가 있어야 수요가 생긴다. 수요가 있어야 투자가 가능하다. DTV의 경우 브로드밴드가 필요하다. 복합적으로 DTV와 유선 브로드밴드의 수요를 BCN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텔레매틱스도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면 무선광대역망 투자가 가능하다. 무선데이터 서비스가 확장되면 WCDMA투자 수요가 창출될 것이다. 9개 과제는 단독이 아니라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서한= WCDMA 등 투자와 관련, 당근은 없나?
△조동호=초미의 관심사다. 여러 갈래로 고민중이다. 기본적으로 사업 모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인데 현재는 서비스사업자와 제조사 각각의 이해관계와 의견이 다르다. 조만간 조율한 내용이 나올 것이다. 통신과 방송의 경우, 각각 접근방식과 주파수 분배입장이 다르다. 기반조성을 주요 아이템으로 이슈화시키면서 부분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이해관계가 극심한 부분은 직접적인 접근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유경=정부가 2007년 400조원 생산 등의 구호성 목표를 제시했다. 기획을 하면서 정부안의 실현 가능성 등을 재검토하지는 않는가.
△송정희=9대 동력의 면면을 보면 현존하는 전세계 기업을 합쳐야 할 것 같아 보인다.(웃음) 목표는 국민에게 꿈을 주기 위해 얘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내부에서 직접적인 생산을 유발시키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에 진행과제와 향후과제를 고민하면서 실현을 꾀하고 있다. 문제는 PM이 선정됐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리소스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지금 가진 경쟁력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기업의 무한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기업들은 한계가 있다는 핑계를 대곤 한다. 그래서 부분적인 전략만 나온다. 국가간 경계가 무너지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철저한 ‘기브 앤드 테이크’가 적용되는 표준화에도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PM의 역할은 시범망이나 테스트베드로 이를 지원하는 것이다. 각 분야 PM은 기업을 지원, 조율하면서 IPR의 경쟁력 확보와 보호에 지원할 것이다.
△서한=9대 동력 선정단계에서부터 참여했으면 세부기획 단계가 더 용이했을 것이다. 목표를 수정하거나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송정희=PM선정후 개인적으로 튜닝, 포지셔닝하는 기간이 걸렸다. 선정단계에서부터 참여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400조원 생산은 액수를 맞춰야 하는 부분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는 10년 장기목표기 때문에 중간목표인 생산액이 나와줘야 한다. 어떤 품목이 기여할 수 있을지 등은 계속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IT는 전체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통산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IT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PM들의 임무는 그나마 IT분야에서 제대로 효율화를 이루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산업분야와의 조정도 필요하다.
△조동호=지난 기획과의 차이점은 톱다운 방식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사업모델까지 해결하려 한다. 기반조성관련 부분을 기획보고서에 담았다. 제도적, 법적 해결과제까지 언급하고 있고 인력양성까지 포괄적으로 담으려 한다. 기획하면서 정의된 영역에 고려된 부분들을 현실화시키려 하고 있다.
△서한=텔레매틱스와 로봇은 국내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씨앗사업으로 산업기반 조성부터 획기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이윤덕=지능형 로봇이나 텔레매틱스는 산업여건 측면에서 서로 다르다. 텔레매틱스는 테스트베드가 최우선 과제다. 자동차와 통신산업의 연계성 확보와 촉매역할 도출이 중요하다. 로봇과 달리 실시간 교통정보라는 분명한 요구가 있어 이를 잘 충족시키면 된다.
△오상록=로봇산업은 정부의 역할이 크다. 국내 로봇산업은 기업들이 관망해 활성화가 잘 안된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PM에 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른 것도 문제다. 이를 고려하며 산업기반 조성에 관해 고민중이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으로 기반을 만들었다. 산업기반 조성을 목표로 조사를 진행중이다.
△김용석=SW, 콘텐츠 부분은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이 특히 낮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계획보다는 이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박세영=범위가 워낙 넓어 쉽지 않다. 우리의 경쟁력은 사실 총체적인 문제다. SW는 1등만 살아남는 분야다. MS의 시장지배가 막강하기 때문에 리눅스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품목별로는 하단쪽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시스템SW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 윈도 기반으로 돼 있어 쉽지는 않다. 그러나 SW들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쟁이 벌어진다. 제품분류가 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품목을 잡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또 SW전체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잘한다는 온라인게임시장이 의외로 작다. 현재의 구도를 수긍하면서 전체방향을 파악해 선점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네트워크 기반의 SW를 중심으로 보고 있다.
△서한=ASP육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인가.
△박세영=현재는 ASP가 방향이다. SW도 온디맨드 사업모델이 많아질 것이다. 선마이크로 등도 서비스쪽을 늘리고 있다.
△이윤덕=텔레매틱스의 경우에도 센터의 강력한 서버에서 온디맨드 형태로 다운로드해서 쓰는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
△박세영=SW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패러다임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모델을 따라가선 안된다.
△신화수= PM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
△오상록=사람들을 만나면 “도대체 PM이 뭐냐”는 질문부터 한다.(웃음) 내부에서도 PM의 역할에 대해 서로 토론한다. 정책결정은 국가의 일이지만 전문지식이 없어 수혜자 집단의 요구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 역할을 PM이 하는 것이다. 매주 장관과 회의를 하는데 같이 들어오는 실국장, 과장들과 미션을 맞춘다. 톱다운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크다. 산자부, 과기부 등도 민간전문가 PM을 도입해 전문가끼리의 소통이 가능해졌으면 좋겠다.
△김유경=WTO 통상마찰 가능성도 계속 거론이 되는데.
△송정희= 중요한 부분이다. 가능성이 실제로 크다고 본다. 매주 이를 이슈로 놓고 본다. 모든 나라가 R&D에 주력하고 있어 어떻게 산업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산업생산에 직접 혜택을 주는 일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김용석=예산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데 대책은 있는가.
△송정희=예산이 많이 깎였다. 그러나 정부가 돈으로 기업을 유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역할은 정책적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무형적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선전꾼, 마케팅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적 지원으로 경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표준화에서도 포커싱을 통해 검토비용을 축소시킬 수 있다. 시범프로젝트는 비용의 중복투자를 막아준다. 이런 부분에서 직접적 효과가 있다.
△신화수=업계와 이해관계, 방향에서 어긋날 때 여론 수렴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송정희=모든 여론을 수렴할 수는 없다. 우리 논리가 명확해야 한다고 본다. 선택과 집중의 근거를 명확히 대야 혜택의 집중에 대한 동의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비교해 제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정리=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