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사람들이 바로 민간 프로젝트매니저(PM)다.
PM은 민간의 역동성과 정부의 추진력을 동시에 살리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현재 정보통신부가 정책자문단이라는 이름으로 8명을 선임, 2007년까지 2조 5000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9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자극을 받아 다른 부처도 민간 PM제도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정통부의 PM들은 기술 기획단계부터 연구개발, 기술이전까지를 책임관리한다.
이 제도는 민간 사업자의 요구사항을 정부 조직체계가 수렴해 정책에 적용하는 버텀업(bottom up) 방식대신 PM이 장관·실국장과 협의해 구체적 사업계획을 짜는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자신문 통신·방송팀은 지난 21일 오전 10시 정통부 정책자문단 회의실에서 송정희 마스터PM 등 7명의 PM과 좌담회를 갖고 지금까지의 9대 신성장동력 추진현황, 향후 방향과 주안점을 집중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PM들은 “각 과제별로 기술 표준화와 산업기반 조성을 위해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며 △정책과 산업계와의 이해조정 △통상문제 제기 가능성 △기업의 투자유도 △정책자문단의 명확한 논리 마련 등이 주안점이라고 밝혔다. 좌담회 내용을 간추렸다.
<참석자>
◇정통부 정책자문단
송정희 마스터PM
오상록 PM(지능형 로봇)
조동호 PM(차세대 이동통신)
박세영 PM(소프트웨어 솔루션)
김태근 PM(홈네트워크, 디지털TV)
이윤덕 PM(텔레매틱스)
박상훈 PM(광대역통합망: BcN)
◇전자신문 통신·방송팀
신화수 팀장
정지연 기자
서한 기자
김유경 기자
김용석 기자
△신화수=PM 선정후 2달여가 지났다. 지금까지의 추진상황은.
△송정희=지금까지 기업의 서비스 모델을 파악하고 산학연의 역할을 정의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가 장기적 R&D 투자를 통해 지원할 부분을 찾아 구체적인 과제 발굴까지 마무리했다. 심사위원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한다. 논리를 만들고 정리한 뒤 차후에 별도로 확인하는 불합리한 측면을 줄일 수 있었다. 과제는 지엽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했다. 방대한 내용을 추스리는 과정을 거쳤고 다음 주부터 광범위한 연구결과를 필터링하는 정지작업에 들어간다. 과제의 전략적 측면은 정통부의 툴(지원수단)에 부합하는지, 실현 가능한지, 얼마나 전략적인지 따로 평가할 것이다. 당초 착수가 늦은 데다 민간PM이 조직에 안착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5년뒤를 감안한 확실한 목표를 세우겠다.
△오상록=9월 공청회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부 액션플랜(실행계획)을 수립하는 상태다. 디지털TV나 BCN 등 시급한 부분은 육성방안을 이미 도출했다. 중간정도까지 진행했다고 보면 된다.
△신화수=각 PM별로 진행한 부분과 주안점은.
△박세영=SW솔루션은 대상이 광범위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9대 성장동력의 기반이 되면서 상단에 있다. 시장을 구성하는 패키지SW, 그룹웨어, ERP, 미들웨어 등 여러가지가 있다. 어떤 품목을 잡아야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또 하나는 SW의 전체 방향이다. 방향을 잡고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점유율이 유난히 높다. 이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네트워크 기반의 SW를 주요 전략 부분으로 봐야 한다.
△박상훈=우리나라는 80년대 TDX, 90년대 CDMA를 통해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후 인터넷프로토콜(IP)로의 전환을 준비하지 못해 단절이 생겼다. 잘 진화하다가 IP기술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것으로 볼 수 있다. BCN은 올 IP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사업이라기 보다 모든 과제와 연계되는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이다. 주도권을 갖기 위해 통신사업자의 협조가 최우선이라고 본다. 활성화에 부응해줘야 한다. 무선부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윤덕=텔레매틱스는 이동통신과 자동차산업의 시너지가 요구된다. 컨버전스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 확보와 산업 활성화가 가능하다. 테스트베드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누구든지 다양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시험과 인증을 확보하는 환경구축이다. 또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게 실시간 교통정보의 제공이다. 건교부, 경찰청 등 각자 추진하는 영역을 활성화하면서 투자가 요구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중복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통정보의 광역화와 신뢰성 확보가 1차적 목표가 될 것이다. 경찰청 등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관계부처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조동호=이동통신 단말기 부분은 경쟁력을 갖췄으나 시스템이 문제다. 시스템 부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의 업그레이드 버전(HSDPA)에서 이를 확보하는 안을 만들겠다. 산업체 위주로 추진하면서 정부는 제도 개선과 기반 조성에 주력하는 모델이다. 휴대인터넷이 무선인터넷 고객을 흡수하는 부분도 조정해야 한다. 동기식과 비동기식이 공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가 고민다. 과정중에 해답을 도출하겠다. 서비스의 성공이 관건이라 수요예측이 중요하다. 주요 기술 개발 아이템은 국책연구소를 통한 4G 지적재산권(IPR) 확보다. 2006년경 4G IPR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표준 단일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유럽, 북미, 중국 세군데가 제각기 표준을 만들 것으로 본다. 각각 표준에 20% 정도의 IPR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단말기는 30%, 시스템은 15%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단말기는 가능성이 크지만 시스템이 문제다. 산업체의 투자 위주로 추진하고 국가투자는 IPR 확보에 집중할 생각이다.
△김태근=디지털TV는 서비스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 고화질·개인형·실감 서비스로 분류했다. 고화질 HDTV는 세계시장 점유율 30%가 목표다. 개인형은 DMB가 될 것이다. 지상파 DMB와 위성 DMB 두가지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겸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DMB 단말기의 경쟁력이 관건이지만 이 부분에 국가 재원을 투입하기는 어렵고 표준화와 방송방식에 재원을 집중하겠다.
홈네트워크는 전통산업에 새로운 산업이 융합되는 분야다. 또한 유비쿼터스 환경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다. 기술 개발은 산자부와 과기부의 역할이 있어 정통부는 주로 산업기반 조성과 표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 내달부터 시작하는 시범사업이 가장 중요하다.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자들이 3∼4년 뒤를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 산업 활성화시 어떻게 자리매김하느냐를 결정하기 위해 서비스, 가전, 콘텐츠 업체들의 서비스 방법과 경로 등을 파악, 정책을 발굴하겠다.
임베디드SW는 로봇이나 텔레매틱스 등의 기반기술이다. 기술 개발보다는 인력 양성과 표준화에 주력하겠다. 동북아 3국의 협력 포럼도 구성할 계획이다. 30개 가전업체가 모인 표준포럼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오상록=어떤 형태의 서비스 로봇을 구상하느냐가 문제다. 서비스 로봇은 아직 시장이 창출되지 않았다. 로봇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반면 비용이 크고 실제 퍼포먼스는 떨어져 산업화에 걸림돌이 있다. 로봇이 어떻게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보다는 산업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대치에 맞추려 한다면 10∼20년은 걸리기 때문에 다른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으로 네트워크를 융합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로봇의 부족한 퍼포먼스를 네트워크로 채운다는 의미다. 일본에서도 네트워크 로보틱스의 실현이 목표다. 로봇과 네트워크의 융합은 2010년 3조5천억원으로 예상되는 시장을 6배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SW도 시장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