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과 외국의 대형 보안업체가 연합 세력을 구축, 보안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CA가 백신의 무료 배포를 시작했으며 시스코가 세계 3대 백신 업체와 함께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개발을 추진중이다. 또 넷스크린과 NA, 트렌드마이크로, 체크포인트 등 대형 외국보안업체도 공동개발을 통해 각사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마케팅 및 영업 제휴에서 제품 공동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같은 외국계 기업들의 전략은 한국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어서 그간 내수시장을 주도해온 국산 업체들의 입지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보안업체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체간 제휴나 연대를 위한 움직임이 없어 자칫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주도하는 백신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와 CA가 벌이고 있는 백신 무료 배포의 국내 실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일상 한국CA 사장은 “무료배포 사업 확대를 위해 국내 대형 포털과 협력하는 방안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 사업을 전략적 승부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분야에서는 시스코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스코는 시만텍,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 트렌드마이크로 등과 한꺼번에 협력 관계를 맺고 백신 기술에 네트워크 장비 기술을 더한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술은 시스코의 라우터, 스위치, 무선랜 장비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시스코코리아는 내년부터 이 제품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동시에 관련 기술 이전을 원하는 국내 업체가 있을 경우, 이를 제공해 시스코 협력업체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외국 대형 보안업체 간의 협력도 국내 보안업체에게는 큰 위협으로 자리잡고 있다. 넷스크린코리아는 한국트렌드마이크로와 제휴, 중소기업용 보안 솔루션을 내년에 선보인다. 또 한국NA는 체크포인트 및 노텔네트웍스의 지사와 협력해 자사 백신 제품과 가상사설망(VPN) 제품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홍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외국계의 움직임에 따라 토종 백신업체의 개인 고객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업체들도 민간 기업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토종 업체간 합병이 어렵다면 제품 개발이나 공동 마케팅과 같은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