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기업 덩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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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그동안 30∼40명의 인력 등 영세성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제조인력 없이 순수 설계인력과 지원조직만으로 100명 규모로 인력을 확충하는 등 규모의 경쟁을 시작했다. 서두인칩과 C&S테크놀러지 등 1세대 기업들이 반도체 설계 외에 시스템 유통 사업을 하며 직원 100명을 넘겼지만 순수 칩 설계 기업들이 이 정도 규모로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직원 2만5000명 규모의 인도 R&D 아웃소싱기업 위프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등 거대 기업들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규모를 확대해 특정 반도체 부문에서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http://www.mtekvision.co.kr)은 올해 말까지 30명의 인력을 충원해 직원수 100명이 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력확충 작업에 나선 이 회사는 디지털 로직 설계와 아날로그 서킷 설계, DSP 설계 및 응용 등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해 평균 6개월이 걸리던 제품 개발 속도를 단축할 예정이다.

 카메라폰용 컨트롤러 IC로 올해 말까지 500억원대의 매출을 바라보는 엠텍비젼은 IC 개발은 물론 카메라폰에서 가능한 게임을 비롯해 각종 애플리케이션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엠텍비젼은 또 고효율 동영상 압축기술 MPEG4 지원 칩을 경쟁 기업보다 빨리 개발하고 게임폰에 적합한 3차원(3D) 그래픽 가속기능 칩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60여명 규모의 토마토LSI(대표 최선호 http://www.tomatolsi.com)는 올해 말까지 설계인력과 백엔드, 품질관리(QC) 인력 등 20여명을 충원해 80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내년 중반께는 인원 100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마토LSI는 특히 해외 마케팅 및 세일즈 인원을 대폭 확충해 일본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 휴대폰용 메인창과 서브 창 액정을 동시에 구동하는 드라이버 IC 원칩 제품을 선보인 이 회사는 내년에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TL1763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IT SoC협회 오상왕 국장은 “국내 반도체 설계업체 종업원 현황 분석 결과 전체 74%가 종업원 50명 이하의 영세한 기업들”이라며 “이들 기업의 규모 확대가 기업간 인수합병(M&A)으로 이어져 산업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