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세상의 주인이 되어라’
청소년을 위한 4일간의 디지털 미디어 여행 ‘제2회 청소년 디지털 미디어 체험박람회(The 2nd Youth Digital Media Fair http://www.youthfair.or.kr)’가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막을 올린다.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이승희), 전자신문, 한겨레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사이버감시단(대표 공병철)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부·언론·기업·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마련한 뜻깊은 행사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미디어는 유익한 정보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격의없이 만날 수 있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익명성을 무기로 음란·폭력·자살 등을 조장하거나 부추기는 역기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 막 가치관을 형성하기 시작한 청소년들에겐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 되고 있는 셈이다.
21세기는 그 깊이도 넓이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무한확장될 디지털 미디어 세상. 이 속에서 청소년들이 현실을 망각하거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려면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변별력을 꾸준히 키워주는 길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박람회는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미디어 세상을 살아가는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가지색 디지털 미디어=이번 박람회 로고(DYM)는 디지털정보가 가져다주는 즐거운 경험을 ‘오렌지색’으로, 청소년의 발랄한 역동성을 ‘녹색’으로, 건전한 미디어 함양을 ‘파란색’으로 나타내고 있다. 세가지색 디지털 미디어다.
박람회 역시 총 60개의 부스를 미디어의 이같은 성격에 따라 △e피스 △e조이 △e라이프 등 세 구역으로 구분했다.
‘e피스’에서는 스팸메일 차단(컴트루테크놀로지), 인터넷 상담(카운피아닷컴), 인터넷중독 예방 및 치료(인터넷중독클리닉센터), 청소년 IT선도활동(한국IT소년단),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자율규제 운동(안전넷), 음란물차단(인터정보) 등 역기능 예방과 차단방법을 집중 소개한다.
특히 ‘e조이’에서는 과학 쇼(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디지털 카메라 체험(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커뮤니티형 온라인학교 서비스(즐거운학교), 게임전문가 양성(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방송제작과정 체험(스스로넷), 로봇축구대회(대한로봇축구협회) 등 흥겨운 체험의 장이 펼쳐진다.
또 과학전시(한국과학문화재단), 인터넷유해정보차단 SW소개(플러스기술), 게임 개발(재미창조), 온라인대학소개(서울디지털대학교), 초등학생 온라인 교육(티나라), 동영상 촬영(캠코더영상동호회), 동아리 활동 안내(청소년동아리연맹) 등 유익한 즐거움도 선사한다.
e라이프에서는 뉴스포츠 플라잉디스크 시연(파워콜), 학부모스팸메일추방운동(한국통신문화재단), 이동과학트레일러(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의 명암을 발견하게 해준다.
◇청소년 가요제와 콘퍼런스 등 부대행사도 볼 만=박람회 기간 중에는 각종 이벤트와 컨퍼런스 등 부대행사도 짬짬이 이어진다.
특히 박람회 셋째날인 28일(금) 오후 3시에 2시간동안 펼쳐지는 청소년 인터넷 가요제 본선은 총 참가자 1099명 중 1·2차 심사를 거쳐 선발된 12명이 불꽃튀는 접전을 펼칠 예정. 박람회 참관객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중 하나다.
또 스스로넷이 펼치는 방송중계차를 이용한 디지털 미디어 제작 시연, 청소년 댄스 동아리들의 힙합 및 하우스 댄스 공연, 한양대학교에서 준비한 이동 과학트레일러를 이용한 과학실험쇼, 대한로봇축구협회의 로봇 축구 경기 등도 볼 만하다.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특강과 청소년 자유토론이 이어진다. 26일(수)에는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장이 ‘21세기 인터넷 문화 어떻게 나갈 것인가’를 주제로, 27일(목)에는 공병철 한국사이버감시단장이 ‘인터넷 민간자율 규제활동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28일(금)에는 김태한 미션씨드 대표가 ‘건강하고 톡톡 튀는 인터넷 문화 우리가 만든다’를 주제로, 29일(토)에는 김용길 사이버멘토링상담사가 ‘멈출 때는 멈출줄 아는 우리-인터넷 사용 스스로 조절한다’는 제목으로 강연한다.
이번 행사는 SK텔레콤이 공동 기획하고 한국방송공사, 서울시교육청, 청소년정보문화센터, 안전넷이 후원했으며 한국통신문화재단,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한국IT소년단, 한국사이버교육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한국문화컨텐츠진흥원,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등이 후원했다.
◆ 청소년인터넷 가요제
벅스 주관으로 열리는 제1회 청소년 인터넷 가요제 본선은 28일 오후 3시부터 2시간동안 열린다. 인터넷 가요제 본선에서는 인터넷 예선을 통해 선발된 12명의 가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예정이다.
본선 진출작은 네티즌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50명(팀)을 선정한 다음, 9인의 사전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박보람(보아-ID:peace B), 강상원(드래곤플라이·사진), 김영은(조이), 이민희(박화요비-그런일은), 이지선(혜령-슬픔을 참는 세가지 방법), 장현오(휘성-안되나요) 등 쟁쟁한 청소년들이 실력경쟁에 나선다.
최우수상(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상, 1명), 우수상(전자신문·한겨레신문·EBS 사장상 3명), 특별상(벅스 사장상 1명), 인기상(서울시 청소년정보문화센터장상, 1명), 참여상(전체)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품이 수여된다.
한편 행사 당일에는 815밴드가 축하공연에 나설 예정. 본선 진출곡은 벅스 이벤트 페이지(http://event.bugs.co.kr)에서 청취할 수 있다.
◆ 인터뷰 - 이승희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청소년보호는 과거와 달리 규제나 보호의 틀을 벗어나 청소년 스스로 인터넷 유해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저항력과 변별력을 키워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승희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청소년들의 참여와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규제 일변도로는 불건전 정보의 음성화만을 부추길 뿐 건전한 문화형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이미 전 국민의 64% 이상이 인터넷을, 1000만가구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보의 확산을 무조건 차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청소년 스스로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변별력을 갖추지 않고는 음란물이나 게임 등에 몰입되는 증상을 근본적으로 다스리기는 어렵다는 것.
“인터넷과 휴대폰 등 정보화 기기가 모든 청소년들의 생활필수품이 돼 버렸습니다. 이젠 청소년들에게 이거 보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해봐야 안 통하는 시대인 거죠.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지나친 몰입이나 중독이 현실생활에 미치는 폐해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합니다.”
이 위원장은 학부모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너무 모르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며 청소년 자녀와 함께 참관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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