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존]이젠 두명만 남았다

 ‘관록의 홍진호냐, 기세의 최연성이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프로게이머 ‘폭풍저그’ 홍진호(KTF,저그)와 무서운 신예 최연성(오리온,테란)이 30일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벌어지는 ‘TG삼보배 MBC게임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다.

 홍진호는 이미 ‘스타크래프트’ 마니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고수 중의 고수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각종 스타리그 결승전에 단골손님으로 오르고서도 우승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 ‘무관의 제왕’이라는 유쾌하지 못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 있어 이번 결승전은 그동안의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승자조 결승에서 최대 라이벌인 이윤열을 격파하고 결승에 선착한 데다 상대가 올해 처음으로 스타리그 본선무대에 명함을 내민 신예라 그에게는 첫우승의 기쁨을 맛보게할 제물로 보인다.

 그렇지만 최연성을 만만한 상대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본선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결승에 직행한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이 어느정도 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더구나 그는 이미 힘싸움의 기초인 물량전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팀동료인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급성장, ‘신예 돌풍’의 주역이 됐다.

 바로 그의 특징이 되다시피한 ‘물량전’에 임요한의 탁월한 전략이 가미된 것. 이를 바탕으로 그는 베르트랑, 나도현, 심소명, 한승엽, 이병민에 이어 이윤열까지 함몰시키는 등 갈수록 기세가 오르고 있다.

 이들이 치를 결승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김철민 캐스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지만 힘과 동물적인 감각이 뛰어난 최연성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많은 프로게이머들은 대 테란전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홍진호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최연성의 팀동료인 임요환은 “경험면에서는 홍진호가 앞서지만 기세면에서는 최연성이 높아 승부를 예측하기가 힘들다”말했다.

 더구나 이번 결승전은 홍진호와 싸울 상대가 테란 유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홍진호로 하여금 결승전에서 번번히 패배의 쓴 잔을 맛보게 했던 유저들이 바로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 등으로 이어지는 테란 유저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라며 우승을 다짐하는 홍진호가 이번 경기를 통해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최연성이 본선무대 첫 출전을 우승의 영광을 안으며 홍진호에게 또다시 ‘테란의 공포’를 맛보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