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파주 교하지구 등 수도권 인기지역의 새 아파트 청약에서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지난 6개월 동안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분양가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10.29 부동산 안정대책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말 신규 분양시장도 공급물량이 대폭 감소하는 등 추워진 날씨 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http://www.r114.co.kr)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남은 12월에는 전국 71개 단지에서 3만2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11월의 전국 공급물량 5만9000여 가구에 비해 무려 2만6000여 가구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전달에 비해 경기지역을 비롯, 대구·대전·광주 등의 공급물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분양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것은 투기과열지구의 광역시 및 지방 주요도시 확대 지정으로 분양권 전매가 11월 18일 이후 전면 제한된 데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와 투기수요에 대한 강력한 억제책을 담은 10.29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연내 분양 계획을 세웠던 건설업체 대부분이 분양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다.
서울지역은 내달 4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서울 11차 동시분양과 주상복합 물량을 합해 19개 단지에서 431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11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3658가구로, 재건축·재개발 조합분을 제외한 1509가구가 일반분양되며 주상복합아파트는 4개 단지가 선보인다.
이번 11차 동시분양에서는 강남구 역삼동의 대우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다음 차수로 연기되면서 강남권 공급물량이 없고 인접한 강동구에서만 2개 단지가 나온다. 강남권 물량이 없는 대신에 강서·구로·동대문·은평구 등을 중심으로 300가구가 넘는 중형급 단지가 여러 곳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11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973만원선으로 지난 10차때(1310만원)보다 27% 정도 낮아졌다.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처음으로 적용된 지난 5차때(968만원) 이후 6개월만에 처음으로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10.29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분양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11차에 나온 아파트 중 동작구 동작동 ‘금강KCC’(178가구),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이파크’(684가구), 서대문구 충정로 ‘우리유앤미’ 등 일부 단지의 경우 전체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수천만원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단지입지가 비교적 양호한 강남구·서초구·중구·종로구 등에서는 대우·포스코 등 대형업체들이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에서는 30개 단지, 1만5480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달에 비해 7500여가구가 줄어든 물량이다. 경기지역의 예상 공급물량은 24개 단지, 1만3543가구로 집계됐으며 지역별로는 용인시에서 가장 많은 7개 단지, 4371가구를 분양한다.
주요 단지를 보면 의정부시 녹양동의 ‘현대홈타운’은 1196가구로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다음으로 큰 단지는 용인시 구성읍의 ‘주공’ 단지로 1088가구 규모에 이른다. 이밖에 안양시 관양동 ‘e편한세상’은 아파텔·상가 등이 혼재된 주상복합아파트로 1080가구를 공급하며 남광토건은 화성시 봉담읍에 767가구의 ‘스윗닷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인천광역시에서는 내달 인천 7차 동시분양을 통해 계양구와 서구에서 각각 3개 단지씩 총 6개 단지에서 1937가구가 공급된다.
한편 기타 광역시 및 지방도시의 경우 지난 18일자로 부산·광주·울산·대구광역시를 비롯해 창원·양산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됨에 따라 신규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