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전하면서 방송법 등 IT 및 과학기술계의 시급한 현안을 담은 각 법안의 회기중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법 개정에 기반한 정책은 물론 산업계의 사업 준비에도 일대 차질이 예상될 것으로 우려됐다.
26일 각 상임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된 전체회의와 공청회 등이 취소된 데 이어 향후 일정도 불투명해져 정기국회의 입법 기능이 마비될 위기다. 과기정위의 경우 인터넷주소자원법 공청회를 법적효력이 떨어지는 간담회로 대체했으며 이공계지원 특별법안 공청회도 취소했다.
디지털방송 도입 등을 담은 방송법을 상정키로 했던 문광위도 27일 전체회의 개최가 불투명해 당초 16대 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 외국인투자촉진법, 산업발전법 등을 심사키로 한 산자위도 소위 개최와 다음날 이들 법안을 의결하려던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 사실상 통과가 힘들게 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의 도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쇄 몰락이 예상되는 벤처기업의 인수 및 합병(M&A)을 활성화하기 위한 벤처기업법 역시 통과되지 않을 경우 벤처기업 구조조정 기회를 잃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금융사업자들은 사업 활성화를 기대했던 전자금융거래법 제정도 국회 파행으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과학기술기본법’,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안과 ‘이공계 지원 특별법’ 등도 법 개정 및 제정이 어렵게 되면서 지방과학을 육성하고 과학문화 확산과 이공계 우대 풍토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과학기술계의 숙원도 한 번 더 늦어지게 됐다.
인터넷주소자원법의 경우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IPv6도입 일정은 물론 이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지분 문제 해결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통과되지 않으면 소버린의 SK텔레콤 우회 지배 시도 문제에 계속 불씨가 남는다.
정부의 신뢰성도 땅에 떨어졌다. 고건 총리가 이날 EU 초청 오찬 연설에서 외국인 투자촉진법 개정을 통한 투자인센티브제 개선을 강조했으나 이날 법안 심사소위가 취소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역시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전자정부 사업에 대한 명확한 추진 체계 수립은 물론 각종 재난·재해관리 업무에 대한 총괄 전담기구 신설 등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자문회의법’ 개정안도 늦어지면 국가 과학기술 추진 체제 개편도 덩달아 늦어지게 된다. <정책팀>
방송법 등 IT·과기법안 물거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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